“20대 청년, 엄마의 청춘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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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청년, 엄마의 청춘을 만나다”

등록날짜 [ 2009년11월20일 13시14분 ]

지역연합신문은 창간 20주년, 청년신문이 되기까지 주민들의 관심과 사랑을 힘입었다는 감사의 표현으로 노원, 도봉지역 거주 20대 자녀분들이 고단한 일상을 벗어난 어머니의 마음 속 푸르른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이벤트를 마련했습니다. 어머니에겐 헤어스타일링과 메이크업 시술기회가, 모녀에겐 단란한 식사시간이 마련되었고, 사연을 보내주신 권정현(26)씨와 어머니 양순식(56)씨가 그 행운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 정현씨는 엄마의 헤어스타일이 어떻게 변할지 자못 궁금해하며, 오늘 헤어스타일링을 책임져주실 신현승 원장의 말을 주의깊게 듣고 또 자신의 생각을 말하기도 한다. 엄마는 얼마 전 치른 언니의 결혼식에서 올림머리를 하시려고 머리를 길러오셨는데, 좀 실증이 나셨는지 짧은 머리를 하고 찍은 예전 사진을 가져와 원장님께 보여주신다. 결국 다소 긴 지금의 머리를 좀 더 짧게 자르고, 머리 윗부분에 웨이브를 주어 볼륨감 있는 머리를 만들기로 했다.

사실 오늘 정현씨가 이렇게 이벤트에 참여하게 된 것은 타이밍이 잘 맞은 탓이었다. 한 달 전 쯤 갑자기 아버지가 뇌경색으로 쓰러지셨고, 온 가족의 신경이 아버지에게 집중되었다. 정현씨도 일을 마치면 병원으로 달려왔지만 결국 병간호는 어머니의 몫으로 남겨졌다. 중풍으로 쓰러진 할머니를 돌아가실 때까지 병간호하시고 난 뒤 늦은 나이에도 일본어자격증을 따실 정도로 항상 자기계발을 게을리 하시지 않던 엄마의 생활도 바뀔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기적적으로 아버지가 회복단계에 들어섰고, 아직 언어기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지만 운동기능은 어느 정도 정상수준에 올라 가벼운 일상생활 정도가 가능해졌다. 온 가족이 모두 놀랐지만. 정현씨는 이번 일을 통해 가족에 대한 책임감과 경제적 측면에서 일의 소중함을 깨닫게 됐다.

그러던 어느 날, 즐겨찾던 인터넷 카페에 들어갔다가 이번 이벤트 공고를 보게 되었다. 사실 그 카페에는 하루에도 많은 글이 올라와 금방 페이지가 넘어가는데, 마침 이벤트 글이 남겨진 시간과 자신이 카페에 들어간 시간이 비슷해 이번 이벤트에 신청할 수 있었던 것이다. 오늘만큼은 엄마가 그간의 부담을 털어버리고 마음의 청춘을 되살리는 하루가 되길~!

# 순식씨는 볼륨감 있는 머리를 위해 위쪽에 롤을 말고 열기계를 사용하려 딸이 있는 테이블로 왔다. 딸의 옆자리에 앉아 조근조근 이야기를 나눈다. 사실 그녀에게 딸은 친구처럼 가깝고도 친밀한 존재이고, 이런 점은 때로 주변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한다.

물론 26년 동안 딸을 키워오면서 속상할 때도 있었다. 딸은 학창시절, 자유분방한 성격 탓에 겨울방학과 봄방학 사이 학교에 나가 내용도 없는 수업을 듣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고 때문에 수업에 빠지기도 했었다. 그 마음에 일부 공감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엄마로서 규율을 존중하길 바랬기에 갈등이 생기기도 했던 것이다.

반면 딸이 독립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이 무척 자랑스럽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대해 도전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스스로 자신의 길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 정현씨는 롤을 만 채 열기계를 사용하러 온 엄마와 즉석사진을 한 장 찍었다. 사진엔 ‘외계인 엄마와’라는 간단한 멘트를 남기고~!

사실 엄마와는 별로 갈등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을 만큼 친밀하게 지내는 편이다. 하지만 딸을 잘 이해해주는 엄마라 생각했던 만큼 조금 서운함을 느꼈을 때도 있었다. 학창시절 별로 내용이 없는 일부 수업의 필요성에 의문을 가졌고, 그래서 수업을 빼먹기도 했던 것. 자신의 심정을 이해해줄 것이라 생각했지만, 기대와는 다른 반응에 당시엔 서운해하기도 했었다. 또 대학시절 바로 졸업을 하기보다는 장기간 여행을 다니면서 충분히 다양한 경험을 하고자 했는데 이런 부분에서도 정현씨와 엄마의 생각이 달랐다. 하지만 가족끼리 대화를 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기에 이런 트러블이 앙금으로 남거나 하지는 않는다.

한편 재작년 엄마가 언니와 터키여행을 다녀오시면서 여행에 대한 공통의 관심사를 갖게 된 것은 매우 기쁜 일이다. 여행을 좋아해 한 때 여행사를 다니기도 했던 정현씨에게 잔소리하는 존재가 아닌 여행에 필요한 서바이벌 영어를 가르쳐달라고도 하고 여행에 대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있는 엄마가 생긴 것이다.

# 드디어 짧지만 부드럽게 웨이브진 헤어스타일과 핑크빛의 화사한 메이크업을 마친 순식씨와 딸은 레스토랑으로 자리를 옮겼다. 순식씨는 딸아이 의지 반, 자신의 의지 반으로 이벤트에 나오긴 했지만. 한층 세련되고 젊어보이는 모습과 시간이 있었어도 이런 단장을 하지 않았을거라는 생각에 기분이 좋다.

음식을 주문하는 타임! 평소 VIPS와 같은 패밀리레스토랑에 익숙한 터라 일식, 양식, 아시안식 등 이 레스토랑의 다양한 메뉴에 대한 거부감은 없다. 오늘의 선택은 에피타이저로는 연어 샐러드, 주요리로는 일식디너세트와 해산물스파게티 그리고 피자와 립.

음식이 하나씩 나오고 분위기는 점점 무르익어 가고 있다. 사실 딸이 사용하는 젊은이들 사이의 말을 알아들을 정도로 젊은 감각의 순식씨이지만. 20대 시절 그녀는 어떻게 하면 부모님께 도움을 드릴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치열하게 돈을 벌었다. 딸은 엄마의 20대 이야기가 자신에겐 자극제가 된다고 말하지만 부모가 된 마음은 또 다르다. 이제는 반대로 자녀들이 부모에게 그런 부담을 느끼기보다는 자신의 삶을 자유롭게 살아가길 바란다. 지금 자녀의 모습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고 앞으로도 경제관념을 가지고 직장생활을 성실히 해나가 20대로서 자신의 삶을 잘 꾸려나길 바랄 따름이다.

그녀 역시 앞으로 펼쳐질 자신의 삶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바로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이스라엘 지역으로 본래 역사에 박식했던 남편과 함께 여행을 떠나는 것! 비록 예전과 같이 자신이 아는 것들을 다 설명해 줄 수는 없는 남편이지만, 강한 의지로 자리에서 일어난 남편과 유적지를 다니며 배움과 깨달음으로 삶을 채워가는 상상을…·

# 이벤트 지원 업체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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