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구의 대표적인 상징은 단연 도봉산이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는 도봉구가 이제는 나무를 통해 지역주민, 더 나아가 서울시민과의 소통에 나섰다. 이 첫걸음에 함께 하고 있는 김기준 목공지도사는 나무에 관심이 많아 한옥공부를 16년간 한 베테랑이다. 목수 신영훈 선생님께 12~3년간 배웠으며, 불교문화재 중 한옥건물에 관심이 많아 보러 다니면서 배움도 겸하는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목재문화체험장에서는 솔방울로 불리고 있다.
나무와 함께 하는 일이 가장 행복한데 마침 도봉구청에서 목재체험장을 한다는 공고를 보고 응모를 했고, 김명재 부대표와 둘이 채용이 됐다. 체험장 개소와는 별도로 3월부터 준비를 시작했다.
목재문화체험장 컨셉은 ‘재활용’
목재문화체험장은 나무와 관련된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오전 9시에서 12시, 오후 1시에서 3시, 오후 3시에서 6시의 3타임으로 운영이 되고 있으며, 유아반, 학생, 가족반, 등산객 1회 체험, 전문반으로 구성되어 있다. 칠판액자 만들기, 책상 및 걸상 만들기, 나무퍼즐 만들기, 정리함 만들기, 젓가락 만들기, 약상자, 공구함 만들기, 사개맞춤 익히기 등 나무로 만들 수 있는 다양한 것들을 만들면서 저렴한 재료비만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김기준 목공지도사는 “지역에서도 6년 이상 나무에 관한 프로그램을 강의해봤는데 무료로 진행하면 확실히 집중도가 떨어진다. 수준 높은 수업임에도 그 부분이 매우 안타까웠기에 최소한의 수업료는 지불하는 것이 집중도와 성실성에 더 효과적이라고 보고 그렇게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칠판액자의 경우 버려지고 쓰러진 나무를 주워와 미리 반제품으로 만들어 놓는다. 이를 가지고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아도 칠판액자를 만들어, 완제품을 만들어 가는 즐거움을 주려고 하는 것이다.
이곳의 컨셉은 ‘재활용’이다. 숲에서 쓰러진 나무를 주워와 활용하기도 하고, 오래된 아파트의 엘리베이터 교체 시 나오는 나무 조각을 주워와 절단을 해서 필요한 조각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나무 재활용과 더불어 에너지 재활용까지도 고민하고 있다.
벌써부터 문의전화가 빗발쳐 신청자를 다 감당할 수 없을 지경이다. 두 사람이 다 감당할 수 없을 정도다. 앞으로 시나 구가 인적자원을 더 많이 지원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다.
산을 사랑하고 나무를 사랑하는 시민과 함께 즐거운 놀이터로
국립공원관리소 건물을 리모델링해 주민교육시설로 재탄생시킨 것인데, 이곳은 도봉산을 찾는 시민들이 연간 700~800만명이 다녀가는 곳이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은 나무를 좋아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라 이곳에서 사람들이 만남을 가지기도 하고, 자연스레 이곳을 들여다보게도 할 수 있는 좋은 위치라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김기준 목공지도사는 목재문화체험장이라는 정식 명칭이 있지만 체험장의 이름을 ‘나무야 놀자’로 정하고, 버려진 나무로 간판을 새로 만드는 작업 중에 있다. 서울시민들에게 보여주고, 가르치면서 나무를 가지고 함께 놀고 싶고, 즐거운 시간을 가지고 싶다는 소박한 꿈이 있다.
김기준 지도사는 나무와 관련된 일을 하면서 시민들과 함께 환경에 대해 고민하고 실천할 수 있는 2가지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
사람과 나무는 자연속에서 어우러지는 짝꿍
나무는 자연이 만들어 낸 것이다. 사람도 자연의 일부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과 나무는 자연스레 잘 어울릴 수밖에 없는 관계다. 김기준 지도사는 “나무를 만지는 일은 심리적인 안정을 주는 것 뿐 아니라 나무가 주는 향이 천연항생제로, 혹은 습도 조절제로 건강에도 좋은 역할을 한다. 특히 산에서 직접 만나는 나무가 주는 힘은 훨씬 더 크다”고 한다.
현대사회를 살다보니 사람들이 머리로만 살게 된다. 이제 그것이 스트레스나 각종 병으로 현대인을 위협하고 있다. 당연히 몸으로 사는 삶을 지향해야 되며 서서히 몸으로 사는 삶으로 나아가는 추세다. 몸으로 사는 삶의 요건을 충족시키면서도 뭔가를 만들고 싶어 하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를 일깨워주는 일을 목재체험장에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한 번 잡아보면 재미가 있어서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 그러나 이것은 하루아침에 익혀지는 기술이 아니다. 그래도 한 번도 안 해 본 것보다는 낫지만 지속가능하게, 긴 시간을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으면 좋겠다.
김기준 지도사는 “나무가 우리에게 주는 것은 실용적인 물건에서만이 아니다. 시민들에게 편안한 쉼터 같은 곳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는 곳으로 목공체험장이 기억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