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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앞뜰과 운동장처럼 뛰어놀 수 있는 뒤뜰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도시에 살면서 이런 공간을 만날 수 있다는 것도 행복한 일. 이곳은 콜롬비아 대학 연구 센터에서 진행한 사회 혁신 사례 공모에 국내의 마을공동체 6개의 사례를 소개하고, 그 중 세계 사회혁신 사례 2등을 수상한 ‘숲속애’이다.
세계에서 2등을 했다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질 만큼 작고 소박한 공간이기도 하고, 그 공간안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길래 그런 큰 상을 받았을까 호기심이 발동하게 하는 곳이다.
숲속애는 처음 시작부터 순수한 주민의 모임으로 만들어진 마을공동체다. 관에서 주도한 것이 아니라 ‘도봉사람들’이라는 모임에서 소그룹 활동을 하던 10여명의 엄마들이 모여, ‘마을에서 좀 더 재미있게 놀아보자’, ‘어른이 잘 놀아야 아이들도 잘 논다’는 생각을 가지고 재미있게 놀 공간을 찾은 것이 그 시작이라고 한다.
10년 동안 폐가로 방치되어 있던 지금이 이 공간은 무단투기와 폐기물이 방치되어 있었고, 청소년들의 탈선 우범지역으로 민원이 계속 제기되왔던 공간이다. 이 공간을 잘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폐가의 주인을 찾아봤고, 이곳은 사천 목씨의 문중땅이었다. 이 공간을 활용하자는 의견이 모아지자마자 직접 문중을 찾아갔고, 임대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10년간 방치되어 있던 공간이라 수도와 전기가 끊긴지 오래된 상태. 심란한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이곳은 마을사람들의 사랑방으로 소통의 공간으로 다시 태어날 예쁜 꽃봉오리를 품고 있는 곳이었다.
동네 사람들 30명이 기꺼이 돈을 모아 계약금 천만원을 모았고, 매달 30만원의 임대료를 지불하고 있다. 2012년 3월 계약을 마치자마자 주변 정리를 시작했고, 이제는 아기자기하고 예쁜 모임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방치되어 있던 앞뜰에서 무상으로 농사를 짓던 지역 어르신들이 심어 놓은 농작물을 거두기를 기다려 1년 동안 이해를 시키고, 텃밭구획을 정리하고 회원제로 분양을 하고 있다. 가능한 한 모든 공간을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 자연 생태 놀이터로서 아이들의 행복한 놀이터가 되고 있다. 인위적인 공간이 아니라 자연속에서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다.
처음부터 지역 주민들의 힘으로 이끌어 오고 자제척으로 운영해 왔으나 내부 리모델링을 위해 2013년 마을만들기 사업에 공모했고, 서울시에서 4천여만원을 받아 리모델링을 완성했다. 이 공간에서는 매달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지역주민들과 만난다.
대표적으로 아이들과 함께 계절에 따라 다른 숲생태놀이를 매주 목요일에 진행하고 있다. 11월에는 자연물을 이용한 활동을 한다. 어른들을 위해서는 매주 수요일 염색, 바느질, 공예 등의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그 외에도 다같이 영화를 보기도 하고, 모여서 막걸리를 마시기도 하며, 아마추어 들의 공연을 뒷마당에서 펼치기도 한다. 미리 예약을 받아 1박2일로 사용할 수도 있다.
장영복 대표는 “숲속애는 기본적으로 갈등을 풀어내고 소통하는 장소로서의 기능을 하고자 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하며 “이미 만들어진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방법도 있지만 작은 공연 등 이곳을 이용하고자 하는 주민이라면 누구나 자신이 하고자 하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라고 한다.
숲속애를 사랑하고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도 모두 각자의 생업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만들어 놓은 공간을 잘 활용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고, 그 공간을 사용하는 데에 있어 발생하는 비용 등 적자가 나지 않도록 운영하는 것도 꽤나 어려운 일이다. 주민들 스스로가 관 지원을 받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숲속애를 잘 운영해 나가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장영복 대표는 “세계 혁신 공모에서 수상했다고 해서 숲속애의 혁신적인 면이 무엇인지를 묻는 경우가 있다. 혁신은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란 의미도 있겠지만 우리가 살면서 원래 가지고 있던 것들, 우리가 어렸을 때 이웃과 자연과 소통했던 것들을 변치 않게 꾸준히 가지고 가는 것도 또 다른 의미에서는 혁신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회원이건 아니건 이곳에 오면 누구나가 같이 참여하는 공간이 된다. 누구라도 이곳을 찾아와서 마을과 주민이 함께 소통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숲속애가 존재하는 이유다.
윤은자 기자 yej388@naver.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