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 30일 오전 7시 30분, 70대의 할머니가 강북구 미아사거리의 역무실에 들어왔다. 할머니는 뭔가 큰일이 있는 듯 제대로 말도 못하고 역무실만 초조한 듯 맴돌았다.
이를 보다 못한 김재덕 부역장이 할머니께 무슨 일인지를 물었다. 그제서야 할머니는 초조한 마음을 감추지 못한채 ‘집에 가스불을 켜놓은 채 나왔다’며 울상을 지었다. 노원구 중계동에 사는 곽모 (여, 70세) 할머니는 이미 집에 불이 나지는 않았을까 라는 생각에 머릿속이 하얗게 타버린 상태다. 직원들이 할머니를 안정시키는 사이 김재덕 부역장은 119에 전화를 걸어 할머니의 상황을 침착하게 설명했다. 이어서 114로 연락을 해 할머니가 사는 아파트 단지의 관리사무소 전화번호를 알아내서 어느 쪽이든 빠른 대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연락을 하고 난 후 30분 후에 노원소방서로부터 전화가 왔다. 소방서 관계자는 ‘천만다행’이라고 했다. 아파트를 찾아가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냄비는 이미 시뻘겋게 달아올라있고, 나무로 만들어진 씽크대는 전부 소실, 씽크대 위쪽의 찬장쪽으로 불길이 붙기 시작한 상태였다는 것이다. 빠른 연락으로 상황에 대처하지 않았다면 큰 불로 이어질 수도 있을 뻔 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모든 소화 작업을 마친 후에 소방서에서 연락을 준 것이었다.
할머니는 혼자 사는데다가 마땅히 연락할 사람도 없고, 도로 돌아가기엔 시간이 지체되니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는 상태였다. 그런 상황에서 김재덕 부역장을 비롯한 미아사거리역의 직원들이 내 일처럼 생각하고 도와준 것에 대해 고마워서 어쩔 줄을 몰라 했다.
다음 날 비슷한 시간에 지하철을 타고 가던 할머니께서 고마운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직원들을 위해 음료수를 사가지고 ‘고맙다, 정말 고맙다’는 말을 반복하셨다고 한다. 또 사고 이후로 적정온도 이상으로 온도가 올라가면 저절로 가스밸브가 잠기는 기능이 있는 밸브로 바꿨다고 한다.
김재덕 부역장은 “서울메트로는 매월 4일을 ‘안전점검의 날’로 정하고 직원들 안전교육을 하고 있다”며 “평소에 화재를 비롯한 안전사고가 났을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숙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적절한 대처를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고객감동’도 서비스이지만 ‘안전’도 최우선의 서비스라는 생각으로 평소 생활해 왔다고 한다.
실제로 미아사거리역은 하루 승하차 인원이 7만명에 이르고 일일 수익금이 3400만원이 되는 상계서비스센터내에서는 큰 역에 속한다. 많은 사람이 오고가는 만큼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는다. 그럼에도 다른 역보다 적은 4명이라는 직원이 이 모든 업무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역시 평소의 안전교육 때문이라고 한다. 직원들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최선을 다해 일을 하는 것은 기본이다.
김재덕 부역장은 이번 일 이외에도 화장실에서 담뱃재로 인해 화장지에 불이 옮겨 붙어 불이 난 상황에서 누구를 부르러 갈 틈이 없어, 발로 밟아 초동대처를 한 후 물을 이용해 불을 끈 적도 있었고, 직원들 숙소에서 전기코드 누전으로 인한 화재도 진압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그만큼 평소 안전에 관해서 몸에 배일 정도로 숙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김재덕 부역장은 평소의 안전관리에도 소흘함이 없다. 소화기 상태를 점검하고 안전핀이 제대로 부착되어 있는지, 소화기 내부의 상태는 적당한 지 흔들어 보고, 언제든 사용가능할 수 있도록 소화기를 한 달에 한 번씩 손수 닦아 놓는다.
이런 김재덕 부역장을 보며 상계서비스센터의 박재훈 센터장 직무대행은 “지하철의 생명은 친절, 안전, 신속이다. 이 세 가지 모두를 발로 뛰며 몸으로 실천하는 사람이 바로 김재덕 부역장이다”라며 “서울메트로의 마이더스 부분에 도전해도 될 만한 타의 모범이 되는 직원이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에 김재덕 부역장은 “저 혼자만 한 일이 아니다. 직원들 모두가 고객을 가족처럼, 이웃처럼 대하고 서비스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단순한 일인데 주변에서 큰 일을 했다고 칭찬해 주시니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며 “이것은 모두 서울메트로 지하철의 안전교육 결과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안전은 물론이고 고객감동을 최우선으로 하는 서울메트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윤은자 기자 yej388@naver.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