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 났을 때는 코를 막고 앉아야 해요~”라고 말하는 아이들의 해맑은 목소리가 들리는 곳이 있다.
노원소방서는 한 달에 20회, 그러니 거의 매일 유치원아이들에게 소방안전체험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어려서부터의 안전교육이 가장 중요하다는 신념 때문이다. 소방안전체험에서는 유치원아이의 눈높이에 맞게 소방관이 하는 일을 간단하게 설명해주기도 하고, 소방관의 옷을 입고 소화기를 직접 사용해 보는 일, 불이 났을 때를 대비한 대피훈련, 그 후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인형극에서는 엄마가 없을 때, 화상을 입었을 때 등의 응급상황에서의 대처법을 아이들에게 재미있게 알려준다.
이외에도 안전을 생활화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노원소방서의 노력은 다양하다. 자유학기제에 따른 직업체험과 연계하여 10개 학교의 학생들과 직업체험 훈련도 시킨다. 소방공무원의 업무, 조직, 체계 등을 배우고, 구내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하며 오후에는 소방차 타기, 응급처치, 로프타기 등 실전 경험을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외부기관과 단체에 출장교육을 가는 일도 일상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화재대처방법과 생활응급처치가 그 주된 내용이며, 을지병원과 과학기술대 등에서는 실제 상황에 대비한 대피훈련을 진행하기도 했다. 대피훈련의 경우 5분 이내가 가장 중요한 시간이므로 반복적으로 훈련을 한 후 실제 진행시간을 재어, 반복 훈련 후 줄어든 시간을 체크하는 등 세심하게 진행하고 있다. 특히 동천학교와 천애재활원의 경우처럼 장애학교 같은 경우에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일부러 시간을 내서 매달 훈련을 하고 있다. 그래서 이제는 각 기관의 담당자가 자신의 임무를 잘 해낼 수 있을 만큼 체계화가 되어 있다고 한다. 또 노원소방서의 체험교실 자체가 그닥 크지 않아 태릉의 민방위교육장과 협의하여 외부 기관을 초대하여 실제 소방훈련을 하기도 한다. 또, 노원경찰서와 mou협약을 통해 구조현장에서의 대응속도를 높이는 데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실제로 위험한 상황에 처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교육 담당자는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비상구의 위치’를 확인하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진압이 가능한 상황이라면 더 바랄 것이 없지만 대피가 우선이기 때문에 비상구의 위치를 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노원소방서는 이를 위해서 ‘비상구 지킴이’ 상설 운영으로 적극적인 계도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보통 다중이용시설의 경우 주출입구가 있고 비상구가 따로 있어야 하는데 영업이익 추구를 위해서나 외부인 출입 제한 등을 이유로 비상구를 불법으로 막아 놓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119 비상구 지킴이’ 활동을 의용소방대원과 함께 진행하면서 최소 일주일에 한번 이상 현장을 방문하면서 비상구 안전관리에 관한 중요성을 고취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선을 계도를 목적으로 하고 있지만 최종적으로 안전관리체제의 확보를 위해 계도 후에도 지켜지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소방대원의 경우, 구조대원, 구급대원, 진압대원, 행정요원으로 나뉜다. 구조대원의 경우 특수부대 출신으로 바다와 하늘을 가리지 않고 구조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모여있다. 구급대원의 경우도 응급구조사 자격증과 경력이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에 예전처럼 환자의 이동만 돕는 것이 아니라 응급처치가 가능하다. 그리고 진압대원이 필기시험을 통해 들어와 화재진압 업무 등을 익히고, 행정등 전체적인 소방업무를 하고 있다. 다 똑같은 소방관인 줄 알았는데 그 업무의 특성에 맞게 세분화, 전문화 되어 있다. 이런 소방대원의 활동중 가장 아쉬운 점이 있다면 지휘체계의 일원화라고 소방공무원들은 입을 모은다. 현장에서는 목숨을 걸고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지휘체계가 일원화되어 그 상황을 최대한 담보해 줄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한다.
노원의 경우 구급출동이 하루 60건 이상이라고 한다. 특히 상계의 경우 두 대로 진행될 만큼 많은 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 외에도 산을 가까이 하고 있기 때문에 산악구조를 위한 출동도 꽤 많다.
그래서 주민들을 위한 몇 가지 당부사항을 요구하자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처음에는 주변에 화재 사실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벨을 누르거나 ‘불이야’하고 큰소리로 외쳐 빠른 시간안에 대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진압을 할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대피가 우선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피를 할 때에는 반드시 낮은 자세로 코를 막고 주변을 살펴보면 상황이 보인다. 당황해서 서 있거나 하면 절대 안된다. 낮은 자세로 코를 막고 출입구를 찾는 것은 자꾸만 반복 연습을 통해 몸이 저절로 반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송기웅 노원소방서 홍보팀장은 “매뉴얼도 중요하지만 긴박한 상황에서는 몸이 저절로 움직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산악사고의 경우에는 산을 올라가다보면 주변에 대부분 위치 표시가 되어 있는 말뚝이 있다고 한다. 그것을 보고 119에 전화해서 위치를 설명해주고, 그 자리를 떠나면 안된다고 한다. 산악구조팀과, 소방구조팀, 그리고 필요하다면 헬기구조팀이 같이 움직이기 때문에 믿고 기다려 주면 된다고 한다.
구급의 경우 구급대원이 도착하기 전까지 심폐소생술을 하고만 있어도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노원소방서의 다양한 안전시스템을 들으며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막상 안전에 관한 사고가 생길 때를 생각해보면 딱히 무엇을 해야할지 떠오르지 않는다. 이에 대해 송기웅 홍보팀장의 한마디가 따끔하게 가슴에 와닿는다.
“20여년 동안 소방공무원으로 활동했지만 피난 훈련을 해보면 아직도 안전의식에는 변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영업시간에는 안된다고 하는 경우도 있고, 귀찮고 불편해서 형식적으로 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안전불감증을 현장에서 느낄 때마다 가장 안타깝다. 어떤 것이건 생명을 담보로 하는 안전보다 중요한 것은 없기 때문이다”
윤은자 기자 yej388@naver.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