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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주택이란 국민주택기금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건설되는 주택으로 주거전용면적이 1세대당 85㎡ 이하인 주택을 말한다. 주택법령에서 이렇게 주택의 크기를 정한 것은 주택의 크기는 주택의 공급량과 질을 결정하는 주요한 요인이기 때문이다. 서민들이 구매할 수 있는 적절한 크기의 주택을 공급하는 것은 서민 주택난 해결을 위한 전제조건이다. 지난 3월 20일 국토교통부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의 주요골자는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재건축사업 소형주택 공급 의무비율을 폐지하려는 것이다. 즉 현재 전용면적 60㎡이하 소형주택을 20%이상 공급하도록 하고 이를 해당 지자체가 조례로 정하도록 하는 내용을 삭제하는 것이다. 정부는 소형주택의무공급을 재건축사업을 방해하는 대표적 규제로 보고 이를 없애려 하고 있다. 최근 일반 재건축 사업에서도 많은 경우 소형비율이 50%를 넘는 등 사실상 규제 조항을 남겨둘 실익이 없다는 논리다. 규제완화를 통해 재건축 사업을 활성화하고 주택경기를 부양하여 주택시장의 연착륙을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반면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는 정부의 조례위임폐지 결정이 지역적 특성에 맞게 주택 공급을 조절해야 하는 지자체의 자율성을 훼손할 수 있고, 건설사들이 수익성이 높은 중대형 위주로 건설할 경우 소형주택 부족현상이 빚어져 서민들의 전세난이 가중될 것이라고 반대하고 있다. 특히 서울시는 재건축 조합이나 건설사들이 사업성만을 고려하여 소형주택을 줄일 수 있고, 서울 강남 등 고가 주택수요가 많은 곳에서 중대형위주의 주택이 늘어나 서울 강북 등 다른 지역과 불균형 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도시는 건물이 아닌 사람이라는 관점에서 우리나라의 도시들은 늙어가고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즉 1,2인 가구와 60세 이상 노년 가구 수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의 인구주택 총조사에 따르면 2000년 1인가구는 222만 4천 가구였으나 2010년 414만 2천 가구로 전체 가구의 23.9%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 따라서 주택규모도 이러한 사람들의 변화에 따라야 한다. 최근 1975년부터 2010년까지 각 가구유형별 거주주택규모를 연구한 KDI는 노년층 1인 가구의 70㎡ 초과 주택소비비중이 2010년 34%에서 2035년 52%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2010년까지는 한국의 주택시장이 활황기로 “집을 사두면 언제가는 오른다”는 말이 통하던 시대였다. 실수요가 아닌 투자적 성격이 강한 주거소비패턴이었다. 2011년 이후 부동산 경기 장기 침체, 저출산 고령화 심화로 인해 이러한 주택규모에 대한 선호가 아직도 유효한지는 의심스럽다. 따라서 주택시장 변화에 따른 소가족의 주택선호에 대한 적절한 조사가 시급하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지난 4월 재건축 아파트에 이어 일반 민영주택에서도 의무적으로 일정 비율 이상을 소형 주택으로 짓도록 한 규정을 폐지한다고 밝혔다.
주택경기 침체로 이미 중소형 공급이 주를 이루고 있어 유명무실한 규제가 됐다는 주택건설업계의 건의를 정부가 받아들인 것이다. 부동산 경기활성화와 자율성도 중요하지만 서민들의 주거 안정과 인구구조 역피라미드 시대를 위한 안전장치라는 가치도 매우 중요하다. 여객선 세월호 사고의 원인중 하나는 해운사가 돈을 벌기 위해 무리하게 화물을 싣고, 그만큼 배의 균형을 잡아주는 평형수(ballast water)를 뺀 데 있다. 소형주택의무비율규정 폐지 움직임과 관련하여 주택시장의 균형을 잡아주는 평형수를 빼는건 아닌지 세월호 사건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