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환경지킴,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 자활사업의 새 지평을 여는 강북구 ‘민들레가게’를 찾아서
민들레가게는 지난 2007년 서울강북지역자활센터가 민간위탁자활근로사업으로 시작한 것이다. 지금은 강북구 관내에 6개의 매장이 오픈했고 재활용품과 물품기부로 이루어지는 녹색가게이다.
민들레가게는 <폐자원재활용사업>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으로 아파트와 일반주택에서 배출한 재활용품 중 고물로 처분하기에 너무 아까운 물건들이 많아 이를 다시 쓰게 하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만들게 된 것이다. 재활용이 아파트 등에서 잘 활용하도록 되어 있는 것 같아도 사실 다시 사용하기에 좋은 환경은 아니었다. 실제 생활에서는 싫증이 난 물건, 불필요하지만 쓸 수 있는 물건, 버리기보다는 누군가에게 주고 싶은 물건들이 있지만 이것을 재활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시간과 노동이 필요하고 때론 돈을 내야 하는 상황도 생기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알면서도 길밖에 버리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는데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 가까이에 가게를 열면 더 쉽고 편하게 물품을 기부하고 재사용할 수 있으며 이것은 바로 나눔과 환경을 위해서도 보탬이 되는 일이란 생각에 민들레가게 탄생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런 전략은 점점 빛을 발하고 있다.
민들레가게에는 매달 300여명의 개인 기부자와 5~6곳의 기업체에서 약 3,500여점의 기부물품이 접수되고 있다. 그리고 기부자와 기부물품은 점점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여기에서 특이할만한 점은 전체 기부자의 99% 이상이 강북구 거주민이란 점인데, 이것은 민들레가게가 지역과 얼마만큼 밀착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얼마 전부터는 그 영역을 넓히기 위해 보관기간이 지나 불용처리되는 지하철유실물을 수거하여 재이용하는 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이처럼 민들레가게가 지역사회에서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지역주민의 접근이 쉽고 이용이 편리하다는 점 때문이다. 대표적인 녹색가게인 아름다운 가게와 비교해서는 인지도가 떨어지지만, 주민들은 내가 원하는 시간에 기부하고 제때에 찾아오는 민들레가게를 선호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민들레가게는 아름다운 가게와의 경쟁을 원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지선버스인 청색버스와 마을버스인 녹색버스의 차이처럼 역할과 길이 다를 뿐이라고 관계자는 말한다.
올해의 민들레가게의 역점사업은 지역단체와 협력관계를 통한 벼룩시장 등의 녹색장터를 조직하고 확대하는 것이다. 이미 두 차례의 행사에서 가장 인기 있는 코너로 인정받으며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또 민들레가게는 장애청소년들을 위한 직업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민들레가게의 최종목표는 13명이 일하는 사회적 기업을 만드는 것이다. 현재 민들레가게의 판매수입은 월 800만원 정도이다. 자활근로사업으로 자립하기까지는 아직 반걸음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증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기증이 늘면 수익도 늘기 때문이다. 재활용품 사용에 관심 있는 주민들은 중앙물류센터나 각 지점에 문의를 하면 된다. 그러면 기증하는 방법을 가르쳐주거나 직접 수거하러 가기도 한다.
나눔과 환경의 조화를 이뤄내고 있는 민들레가게가 지역주민과의 협력을 통해 더 성장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주민들의 관심이다.
윤은자 기자 yej388@naver.com
민들레가게 현황
중앙물류센터 02-946-0322
인수점 02-900-0322
송중점 02-981-0329
번동점 02-995-0322
미아점 02-982-0322
수유점 02-908-0322
송천점 02-983-032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