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음악이 나아가야할 젊은 국악의 비전을 제시
퀴즈 하나. ‘재비’란 말을 아십니까? ‘재비’란 우리 음악에서 악기를 연주하거나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전문 예술인을 이르는 순수 우리말이다. 이 말에 꼭 걸맞은 10명의 재비, 젊은 국악그룹 어쿠스틱 앙상블 ‘재비’가 작년 7월부터 노원문화예술회관 상주예술단체로 선정되어 활동하고 있다. 이 팀은 세계적인 비전을 가지고 우리음악으로 현대인의 감성과 소통하고자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며 발하는 음악을 선보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열정이 넘치는 ‘재비’팀은 실력은 물론, 팀이 추구하는 음악을 ‘월드뮤직’이라고 칭할 정도로 예술적인 비전을 가지고 있다.
최초 국악예술고 출신의 리더 장태평씨와 2명의 친구가 의기투합해서 대학졸업 공연을 시도한 것이 팀 결성의 계기인 재비는 젊음이라는 무기를 가지고 사비를 털어서 무작정 공연을 시작했다. 어려운 현실과 부대끼며 이상과의 괴리를 극복하려 했다. 노력은 헛되지 않아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한 국악방송 오디션 프로그램 '21세기 한국음악 프로젝트'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이들의 역량을 지켜본 사람들이 ‘젊은 애들이 잘논다’며 도와주기 시작했다.
2009년 결성한 ‘재비’는 넘치는 예술 재능으로 무장한 오단해(노래, 타악), 김현(피리, 태평소), 홍민웅(작곡, 건반), 심재근(대피리, 피리), 고준형(아쟁), 김동건(해금), 이정호(타악), 조선인(가야금), 김범수(대금), 장태평(리더)의 20대 젊은이들로 팀을 이루고 있다.
주 3,4회 꼴로 연습을 하기 위해 노원에 모이는 이들은 남자끼리 있지만 서로를 아껴준다는 자칭 ‘착한(?) 그룹’이다. 재비 안의 투덜이 스머프인 노래하는 오단해씨가 "재주는 곰이 넘고 인기는 딴 멤버들이 챙긴다"며 질투심을 내비치기도 하지만 이구동성으로 이들은 외친다. “공연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즐거운 것이다. 만든 공연을 할 수 있다는 것의 의미는 더 크다.”
어쿠스틱 국악 사운드를 지향하는 이들의 유니크한 매력에 더해진 장점은 스스로 곡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이미 자작곡 '나는 재비다'를 비롯한 창작곡을 발표한 바 있다. 의상도 단체로 깔끔하게 꾸며서 모습을 드러내는가 하면 무대 연출도 신경 써서 몸동작도 만들기도 하는 등 다양한 볼거리를 만든다.
전통과 창작을 넘나드는 ‘재비’의 잔소리를 담당하는 리더 장 씨는 전자음악을 너무 많이 쓰는 현재 대중가요계의 국악접목을 비판한다. “전자음향이 판치면서 진정성과 혼이 없는 음악이 나왔다 사라졌다 하는 것이 음악계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우리는 연습할 때는 더욱 음악에 진지하게 다가갈 생각이다.”라고 이야기한다. 또한 재비는 국악기로 사운드를 만들기 위해 많은 시도를 하고 있다.
이들은 젊은 층들이 지금 사는 것이 힘들어 문화생활을 못 즐기는 것을 안타까워한다. 장씨는 “전통음악은 5음만 가지고 하는데 ‘재비’는 7음계를 가지고 쉽게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재 국악은 대중들에게 교육의 측면에서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아 어색하게 느껴지고 있다. 그런 면에서 작년에 ‘교과서 음악여행’을 통해 연희, 풍물패를 알렸다. 올해도 작년과 같이 성공적인 포맷으로 초등학생에게 다가갈 예정이다. 거기에 더해 4월 경 유아들에게도 동요로 만든 유아교육교재를 만들어 선보일 예정이다.
2013년도 공연도 다양하게 준비해서 보여줄 계획인 이들은 개인활동도 열심히 하면서 세계시장으로 나간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유투브를 통해 동영상을 올리고 미니앨범을 출시했다. 이들은 작년 울산월드뮤직페스티벌에도 참여해 세계 어디로도 갈 수 있는 것을 보여주었다.
우선 이들은 22일 노원문화에술회관 소극장에서 '힐링'을 주제로 토크 콘서트를 가질 예정이다. 토크콘서트를 통해 노원구민에게 기쁨을 전해주겠고 밝힌다. 리더 장씨는 “세계인 이전에 우선 노원구민의 마음부터 사로잡겠다”고 공언한다.
문화소외지역 사업, 복지시설 등을 찾아가는 공연으로 주민과 호흡하는 것을 우선시 하는 수준 높고 마음은 겸손한 어쿠스틱 앙상블 ‘재비’를 통해 가깝고도 먼 ‘우리음악’이 주민의 가슴속까지 전달되길 바란다.
장문기 기자 boribluej@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