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문화의 도시, 도봉의 자사고를
만들려는 선덕고를 만나 본다.
--도봉에 교육발전협의회가 최근에 출범하였지요?
교장 선생님께서도 위원으로 위촉되셨다고 들었습니다.
도봉에 8개의 고등학교가 있습니다. 5개의 공립학교와 특목고인 서울외고와 선덕고와 정의여고가 있습니다. 노원구에는 유명한 학원이나 고등학교가 많아서 교육특구라고 하지 않습니까? 도봉의 주민들은 자녀들이 중학1, 2학년이 되면 좋은 교육을 위해 노원으로 이사한다고 하니 그냥 있을 수 없지요. 8지구 교장 선생님 일곱 분이 모여 지자체의 협조를 구하자고 의견을 모으고 도봉구 교육발전을 위한 제안서를 마련하여 지난 9월에 최선길 구청장님을 찾았습니다. 구청에서는 이미 지난 7월 체육진흥과를 신설하고 교육발전을 위한 행정적 지원을 시도하고 있었습니다만 막상 교육현장에 있는 우리 교장 선생들은 전혀 모르고 있었지요. 그래서 교육일선의 목소리를 들으며 행정이 집행되어야 한다는 뜻을 따라, 10월 15일 46개 교장 선생님들을 모시고 교육발전위원회가 출범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김선동 국회의원이 마련한 세미나에 참석하여 의견을 말씀드리기도 하였습니다.
--학교 발전을 위해서도 좋은 아이디어를 많이 가지고 있을 텐데요.
덕성여대 총장님에게 제안을 하나 했습니다. 선덕고등학교와 덕성여대가 교육협력 약정을 하고 사범대학 학생들에게 시행하고 있는 교생실습제도를 발전시켜서 대학교 3, 4학년 학생들이 고등학교 특수반을 맡아 교육지도를 하며 학점을 인정받게 하는 인턴교사 제도를 만들자는 내용입니다. 우리 학교에서는 수학과 영어 과목에서 학업 성적이 부진한 학생을 12~3명 모아서 특수반을 편성하고 수준별 이동 수업을 하고 있는데 특수반을 위한 선생님을 외부에서 초빙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시간당 17,000원의 강사비로 일주일 16시간, 4주 해 보아야 월 110만 원 안쪽이니 선생님 구하기 힘들지요.
구청에도 성적이 우수한 대학생들을 선발하여 중, 고등학생들에게 교육지도를 해주는 아르바이트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이 밖에도 우수교사를 학교당 하나 정도 선발하여 해외연수를 보낸다든지 시상을 한다든지 인센티브를 주면서 지역의 교육효과를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갖자는 제안을 하고 싶습니다.
--금년에 두 번이나 독자적인 대학입시설명회를 개최하여 큰 성과를 거두셨다고 하는데?
우리학교는 매년 서울대에 10~20명, 연,고대에 50~60명씩 보내고 있습니다. 열심히 가르치고 공부하는 전통을 갖고 있습니다. 저는 금년에 속초에서 선생님들 연수회를 가졌을 때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신뢰 받을 수 있는 학교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요즘 대학 입시가 복잡하고 어려워졌습니다. 같은 대학일지라도 학과마다 다르고 입시전형도 가나다군마다 다르고 수시입학과 정시모집 요강이 다릅니다. 학부모들이 사설학원 강사들에게 돈을 내고 입시 상담을 받는 것이 흔히 있는 일입니다. 그래서 우리 학교 3학년 담임선생님 13분을 모시고 매주 토요일마다 3~4시간씩 워크숍을 한 학기 계속 했습니다. 그리고 7월, 도봉구민회관에서 학부모 초청 입시설명회를 가졌는데 모인 학부모들이 감탄했습니다. 유명학원 원장님이 자료를 준비해서 했던 것보다 좋았다며 소문이 퍼져 전국에서 책자발송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옆에 정의여고에서도 저희 학교 자료를 그대로 복사해서 사용했습니다. 12월 4일, 2학기 정시모집을 위한 두 번째 입시 설명회에는 700명의 학부모가 몰려 왔고 이중 340명이 외부에서 오신 분들이었습니다. 이번 일로 선덕고등학교 선생님들은 전국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는 자부심이 생겼습니다.
--학생들에게 꿈을 심어 주고 공부하는 비결도 가르치신다는데?
금년에 졸업생 가운데 15회 이성호 동문과 17회 윤사로 동문 두 명이 사법고시에 합격하여 학교로 초청했습니다. 재학생에게는 선배들을 바라보며 꿈과 희망을 가지라는 뜻이고, 졸업생에게는 고향을 돌아보게 해서 겸손과 분발을 촉구하는 시간을 갖자는 것입니다.
이성호 동문은 고등학교 3학년 때 학업 성적이 너무 안 좋아 직업반에 들어가 종로 직업학교를 다녔던 학생이었습니다. 군에 자원하여 들어간 이 졸업생은 대학에 다녀야겠다는 꿈을 갖고 열심히 공부하여 건국대학을 들어갔고 입학하자마자 곧 사법시험 준비를 하였는데 대학 3학년에 그렇게 어렵다는 법관 시험에 합격을 한 것입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모든 학생들이 거짓말 같다고 했습니다. 모든 학생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꿈과 용기를 심어준 이 감동적 스토리는 학교 교지에도 실렸습니다.
학생들에게 방학은 아주 중요한 시간입니다. 방학이 시작되기 전 기말고사가 끝나고 8교시에 교장으로서 특별한 강연을 2회에 걸쳐 해주었습니다. 저도 3학년 담임을 10여년을 했습니다. 고3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습니다. “대학에 왜 가야하나? 어떻게 갈 수 있나?”를 가르친 것입니다. 공부는 가르치는 자나 배우는 자가 다 함께 정성과 공을 들여야 합니다. 힘이 있어야 합니다. 스스로 자기 주도로 공부하는 태도를 가져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오전에 대강대강 학교 수업을 듣고 오후엔 학원으로 달려가 밤이 늦도록 매달리지만 성적이 안 오르는 것은 학생이 스스로 공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자기주도적인 학습만이 성적을 올리는 길입니다. 어제는 68명이 밤 10시가 넘도록 학교에 남아 공부했습니다. 물론 학교에는 이런 자율학습을 지도 하기위해 고3 지도교사가 있습니다.
정부에서도 지난 수능에서 보여준 것처럼 변별력을 높여서 자기주도적 학습만이 갈 길이라는 것을 뒷받침하고 있지 않습니까?
--좋은 학교가 그냥 되는 것은 아니군요. 결국 좋은 선생님들이 만들어 내는 것이로군요.
좋은 학교는 좋은 학생을 배출하고 있지만 역시 선행지표는 선생님들의 준비와 열성과 효율성입니다. 학교는 교육환경을 조성하고 시설을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항상 선생님들을 새롭게 하여 학생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서도록 해야 합니다. 금년에도 젊은 신임교사들이 많이 들어와 강단을 새롭게 해 줄 것입니다. 작년에 후레쉬한 젊은 선생님에게 고2, 고3 담임 자리를 주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하고 강력한 책임을 각성시켰습니다. 과연 이 선생님들이 각 학년 1등을 달성했습니다. 반에서 학생들에게 중간고사 1등하면 뭘 쏜다고 TV선전에도 등장하는 바로 그 선생님이 우리 학교, 1학년 12반 담임, 장경수 선생님이십니다. 오늘날은 학생들에게 감동을 주는 교육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급식도 맛있어야 하고, 듀오백 의자도 편안하다고 인기가 높지만, 대학진학률이 높아야 하지요. 영어 말하기, 듣기 공부를 잘 하자고 방송 수업을 하고 논술 지도를 담당 선생님을 배정해서 하고 있습니다. 효문 여중 선생님이 논술 지도를 잘 하신다고 해서 모셔와 특강을 받았습니다. 월계여중에서는 진학지도를 잘 하신다고 해서 모셔왔고, 용화여고에서는 교무분장을 잘 하신다고 해서 초청해서 특강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학교에 가장 큰 변화는 이번에 학교 경영을 맡으실 재단에서 연간 상당한 재정지원을 약속함으로서 학교 발전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것입니다. 그간 숙원 사업이던 체육관 건립을 위해 10억을 정부에서 배정 받았는데 새로운 재단에서 교실 부족도 해소할 수 있는 다목적 강당으로 규모를 크게 키워 증설하겠다는 좋은 소식을 보내주었습니다. 1990년에 관선이사가 나와 학교 경영을 한 지 19년이 되었으니 그야말로 새 시대를 여는 날이 온 것입니다. 새로 오실 경영자께서 자율형사립고에 대한 비전을 갖고 지원을 약속한 바 있습니다.
--금년에 학교에 크고 작은 공사를 많이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교무실을 리모델링하였고, 식당에 방수 공사를 했고 학교 앞을 생태계 공원으로 조성하여 주변 자연환경을 잘 다듬었고 교실 창호를 교체했고 물리, 생물, 지구화학 교실을 리모델링 하였고 방송실, 화장실도 리모델링하여 시설과 설비 면에서 기능성을 높였습니다. 금년에 서울시, 교육청, 구청에서 20억 원 이상 지원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진짜 큰 공사는 우리 학생들이 해 냈습니다. 3학년 3반 최현준 학생이 제25회 대한민국 음악 콩쿠르에서 최우수상을 받았고 2학년 4반 강현욱 학생은 복싱에서 2학년2반 김봉수 학생은 레슬링에서 우승하는 등 23명의 학생이 생물 올림피아드 대회, 토론대회 등 각종 대회에 나가 우수상과 우승을 거머쥐었습니다. 각종 시설의 현대화와 편의 제공은 궁극적으로 학업 성취를 높이기 위함이고 개별적으로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의 학업성과가 곧 학교의 총생산치가 될 것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