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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교육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선되어야
- 보육의 질을 높이는 현실적 지원 절실
교사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처우 개선 필요
2012년도에 어린이집을 보내는 영·유아에게 보육료를 지원해주어 부모들에게 환영을 받았다. 그러나 9월 예산이 부족해 지원금을 지불하는 것이 어렵다는 발표가 났고, 부모들은 보육정책이 어떻게 변하는지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고 있다. 보육정책 앞으로 어떻게 되는 것일까?
보육료 지원은 보육서비스가 향상되는 방향으로
방학2동 구립 어린이집의 지명숙 원장은 “지원금 정책은 애초에 잘못된 것이다. 국가에서 계획없이 실행한 것이기 때문이다”며 “부도들도 100% 다 좋아하고 있지는 않다.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이다”고 했다.
실제로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보육환경은 부모다. 그런데 지원금으로 인해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으면 받을 것을 못받고 있는 것 같은 손해보는 듯한 느낌이 있어서 가능하면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내면서 시설로 내모는 꼴이 됐다는 것이다. 노원구 상계동에서 세네동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는 곽현희 서울시보육시설연합회 회장도 “어린이집에 영아를 볼 수 있는 반편성과 교사가 확보되지 않은 현실이다 보니 무상이라고 해서 보내려고 했던 부모들이 막상 들어가지 못하고 계속 대기자 명단에만 올려놓는 상황이 되니까 항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정책 후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한 방편으로 집에서 아이를 양육하는 경우의 수당을 더 준다고 하는데 이렇게 하는 것이 과연 보육의 질을 높이는 것에 얼만큼 도움이 될지는 알 수 없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곽 회장은 “세심하게 보살펴야 하는 영아의 경우에 종일반이 아니고 시간제로 들어온다면 현장에서는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 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보육료를 부모에게 지원해서 아이의 양육에 대한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보육료만을 지원한다고 해서 어린이집의 보육서비스가 높아지지는 않는 다는 것이 문제다. 지 원장은 “보육예산이 보육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지원금을 받는 영아의 경우 처음부터 끝까지 교사의 손길이 필요한 아이들이다. 만0세의 경우 한 명의 교사가 3명의 아이를, 만1세는 5명, 만 2세는 7명의 아이를 돌봐야 한다고 정원이 정해져 있다. 그런데 아이들을 부모의 마음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돌봐야 하는 교사에 대한 처우나 시설보수에 대한 예산은 들어있지 않다는 것이다.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린이집을 바라보는 사회와 교사, 시설, 부모가 한마음으로 나아갈 수 있는 시스템이 되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 아이를 보겠냐, 일을 하겠냐 라고 물으면 일을 하겠다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아이를 돌보는 일은 어려운 일 중에 하나임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현실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도 필요하다.
강북구의 한 어린이집 김모모(가명)보육교사는 어린이집에 대한 지원금이 부족하다고 먼저 말했다. 김 교사는 “보육교사가 하는 업무에 비해서는 받는 돈이 부족하죠. 출근해서 퇴근까지 휴식을 전혀 하지 못하고 하루 종일 업무를 봐서 힘이 든다. 아이를 보는 일은 재밌어서 하고 싶은데 어린이집에서 계속 일하는 것은 피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김 교사는 요즘 정책이 바뀌면서 서울형 평가인증제가 도입되었는데 한 아이의 엄마로써 평가인증제를 하는 어린이집에는 내 아이를 보내고 싶지 않다고 한다. 아이들을 자유롭게 놀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인데 평가인증제를 하면 아이들을 몇 명이서 모이도록 하는 질서를 잡아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아이들에게 좋지 않다. 구청에서 어린이집 방문을 수박 겉핥기 식으로 의례절차에 따라 주로 오전에만 오는데 아이들을 보는데 방해만 될 뿐이다. 구청에서 서류 검토를 위해서 오려면 한 번씩 시간을 길게 잡고 저녁에 오면 좋겠다고 한다.
과정통합에 대한 혼란 최소화해야
어린이집은 보육기관이고, 유치원은 교육기관이다. 그러나 실제로 어린이집에서도 교육과정을 실행하고 있고 학부모들은 혼란스러워한다. 이런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만5세의 경우 교육과정을 통합하는데 이것이 누리과정이라고 한다. 그런데 누리과정은 교육관련이기 때문에 교과부에서 지원을 하고 어린이집 지원은 보건복지부 소관이다. 교육과정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누리과정에 대해서 어린이집과 유치원 교사가 똑같이 2주간의 연수과정을 거친다. 누리과정은 연수과정을 거친 교사만 맡을 수 있다. 제대로 된 통합을 위해서는 인적통합, 과정 통합, 물리적 통합, 교사의 교과과정이 통합되어야 한다. 그리고 유보통합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OECD의 권고사항이기도 하다. 그런데 어린이집교사와 유치원 교사의 급여 차이가 크다. 이를 위해서 교과부에서는 누리과정을 하고 있는 어린이집교사의 처우를 위해 지원금을 지원하고 있지만 그 차이를 줄이지는 못하고 있다. 또, 어린이집 교사들끼리의 차이가 생기는 일이 발생한다.
교사들에 대한 현실적인 처우 개선되어야
아이들을 돌보거나 청소를 하거나 수업준비를 하거나 모든 것을 교사가 해야 한다. 교사가 질적으로 자질을 향상시킬 시간적 여력이 없다. 그런데 현실적인 아무런 대책 없이 교사의 수를 늘리라고만 한다. 그렇다면 이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현장의 교사들은 대안이 보이지 않는다고 하소연한다. 부모들은 아이를 보내고 슈퍼어린이집을 요구하고 있다. 아이에게 생기는 조그마한 일도 그냥 넘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요구받는 것은 많고 할 수 있는 일은 한계가 있고, 현실적 조건도 따라주지 못한다.
결국 보육에 관한 정책이 단지 부모들의 마음을 사는 것에 그치지 말고 보육환경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만 하는 것이다. 사회가 그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해주고, 보육시설에서는 아이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부모들은 맡겨 놓으면 끝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함께 키워나간다는 점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고 지 원장은 말한다.
서울시의회 보건복지부의 김생환 의원은 “지금 현재는 국·공립을 확대하고 민간과 가정 어린이집은 유지하는 방향으로 큰 틀을 잡고 있다”면서 “국·공립이 확대되어 공공부문에서 보육을 책임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공립이 담당하지 못하고 있던 부분을 민간이 그동안 담당해왔기 때문에 함께 갈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또 같은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면 급여 등 현실적인 차이를 줄여나가야 하며 그동안 서울시에서 서울형어린이집처럼 외형으로 보여주는 모습에만 치중했다면 이제는 내실화 있는 지원, 즉 아이들에게 교육의 질과 서비스를 높이는 지원으로 가야한다고 했다.
윤은자 기자 yej3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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