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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운대학교 중앙도서관이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소설, “엄마를 부탁해”의 신경숙 작가를 초청해 도서관 영화상영실에서 강좌를 열었다. 매년 한 차례씩 문화예술 강좌를 열고 있는 중앙도서관은 금년으로 10년째가 되는 이 강좌에서 광운대의 지성과 감성을 계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12월3일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한 시간 동안 있었던 이 번 강좌에 많은 남녀 대학생들이 몰려와 “깊은 슬픔”, “외딴 방” 등으로 인기를 모았던 신경숙 작가에 대한 관심도를 알 수 있게 해 주었다.
신경숙 작가는 자신의 성장 배경과 문학 인생을 담담하게 이야기해 주었는데 모인 대학생들은 작가의 이야기 속에 담긴 문학정신을 들여다보며 그녀의 작품세계에 빠져드는 듯했다. 신경숙이 작가가 된 출발이 범상치 않다. 그녀는 고교시절 수업시간에 받은 벌로 반성문을 쓰게 되었는데 이글을 읽은 담임선생님으로부터 “너는 차라리 소설가가 되는 것이 좋겠다.”고 말을 들었다고 한다. 그 때 신경숙은 “그래 내가 작가가 되어야겠다.”는 “보석 같은 꿈”을 품었다고 한다. “인생을 바꾸는 한마디”는 이렇게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그 후 선생님으로부터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이라는 책을 한 권 선물로 받았는데 이 책은 “난쏘공”이라는 약칭으로 더 많이 불리고 있는 조세희 선생의 명작이 아닌가? 이 책에서 그녀는 70년대의 시대상과 인간 존엄의 소중함을 공감하면서 아름답고 세련된 문장이며 주인공의 세세한 심리묘사가 얼마나 감명 깊었는지 문학에 대한 외경을 품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책을 통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관찰하게 됩니다. 소설 속에서 주인공들의 사유의 흐름, 의식의 세계, 사고방식 등을 따라갈 수 있게 되는데, 이 때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세상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할 수 있으며 정신적 성장의 모티브를 갖게 해 줍니다.”고 말한다. 신경숙은 “자신의 소설은 자신이 현실에서 이루어 내지 못한 것들에 대한 일종의 반성문 같은 것”이라고 말하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그려내고 마음의 빈자리를 드러내 보이며 독자들과 대화하려고 노력한다.”고 덧붙인다.
22살에 문예지를 통해 작가가 된 신경숙을 보고 고교 담임선생님은 “그래 네가 정말 작가가 되었구나. 마음 붙일 곳이 없어 하던 너의 반성문을 읽으면서 너의 숨은 재능을 보았었는데 정말 이렇게 작가가 되어 돌아 왔구나.”하고 감동하시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는 작가는 광운대학의 꿈나무들에게 인생과 세상의 주인공으로 살기 위해 책을 통해 많은 간접 경험을 쌓으라고 충고한다. 책 속에는 우리가 그냥 스쳐 지나가는 일상에서 볼 수 없는 생동감이 있고 지혜와 지식의 보화가 가득하다는 설명이다. 많은 책들을 읽다가 보면 저절로 마음의 문이 열리는 날도 온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작가가 되고, 작품을 잉태하는 아픔에 대해서도 말했다.
오랫동안 침묵하며 사유하는 세월도 가졌고, 고독과 단절의 시간도 있었다고 한다. 82학번인 작가는 남산에서 대학 생활을 하던 시절 자기 목소리가 어떻게 생겼는지 자신도 궁금할 정도로 말없이 지내던 시간이 있었고 문학이란 무엇이냐 하면서 시와 소설에 빠져 씨름하던 시간도 가져 보았다고 말한다. 고난과 역경의 세월을 낙천적으로 관조하면서 세상에 대해 긍정적인 사고를 하는 내면의 변화도 겪었다고 말한다. 신경숙 작가에게는 작품 구상도, 탈고 과정도 많은 공을 들인다고 한다. 그녀에게 작품은 던져진 화두일 뿐이란다. 이야기의 결말은 언제나 독자들의 몫이고 작가는 독자들에게 어떻게 다음 이야기를 풀어 나갈는지 묻게 된다고 말한다.
최근의 작품 “엄마를 부탁해”에 대한 학생들의 질문에 답을 하면서 “자식 사랑이 각별했던 우리 시대의 어머니의 마음”은 모든 이들에게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 화두로 “엄마”라는 말만으로도 우리를 멈추게 하는 무엇이 담겨 있다고 말한다. 오늘의 작가로 성장하기까지 자신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보여주신 “엄마에 대한 사랑과 감사의 헌정사”가 이 작품 속에 녹아 있다는 그녀의 고백은 돌아가신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목메어 불러보는 작가의 절절한 심정을 공감하게 만든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