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달 2일 부산과 경주에서 있은 2박 3일간의 의원 세미나를 다녀왔다. 6대 의회 전반기를 마무리하는 세미나여서 인지 감회가 남달랐다.
이번 세미나는 의원들 간의 단합도 중요했지만 그동안 의정활동 과정에서 부족함을 느낀 사례를 중심으로 강의와 토론을 통해 짚어보고, 그 지역만의 특색을 체험해보는 기회였다.
의원들은 집행부에 대한 제대로 된 감시와 견제를 통해 지역 발전에 이바지하라고 주민들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았다.
하지만 의정 능력이 쌓이려면 시간과 경험이 필요하다.
2011년 예산 심의 과정이 좋은 사례다.
시 조정 교부금에 대한 예측이 빗나가 지난해 재정 운용에 위기가 있었는데 사전에 이를 발견하지 못한 의회도 일말의 책임감을 느낀다.
한해 집행부 업무를 점검하는 행정사무감사도 어려움이 많다. 대상 업무도 방대하고 검토 기간도 짧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세미나는 의원으로서 업무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 지 절실히 느낀 계기가 됐고, 또한 익숙한 의정 현장에서 한발 물러나 평소 느꼈던 부족한 점을 연구하고 고민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의정활동에 소셜네트워크 접목 필요성 새삼 느껴
첫째, 트위터와 페이스북으로 대변되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시대, 의정활동의 나아갈 방향을 보았다.
그동안의 의정활동은 사람을 만나 고충을 들어주고 대화를 통해 정보를 얻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면 이제는 SNS를 개인 의정활동에 구체적으로 접목시켜야 할 때라는 것을 느꼈다.
SNS 발달로 시민 연대의 힘은 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큰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그간의 여러 선거를 통해 입증됐고, 해외에서도 우크라이나에서 비롯된 오렌지 혁명과 이집트 등 중동의 시민혁명에 이어 리비아는 카다피 정권의 몰락까지 가져 왔다.
SNS가 사람들의 자유로운 의견 개진과 서로 결집할 수 있는 다리가 되어준 것이다.
마찬가지로 의정활동도 내 것을 일방적으로 홍보하려고만 할 것이 아니라 SNS를 통해 세상에 떠다니는 다양한 의견을 접하고 세상의 트렌드와 대중이 필요로 하는 것을 찾아야 할 때가 됐다.
지방 관광상품의 중요성 알고 서울과학관, 철도폐선부지 등 활용방안 의회차원 고민해야
둘째, 지방화 시대, 지역 관광 상품의 중요성을 새삼 느낀 기회였다.
부산만 하더라도 익히 알려진 태종대와 해운대, 자갈치 시장 옆에 있는 높이 120미터에 이르는 용두산 전망대, 양양 낙산사와 남해 보리암과 함께 바닷가에 위치한 국내 3대 사찰 중 하나인 해동 용궁사 등은 한해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즐겨 찾는 곳이다.
이밖에 세계 정상회의가 열렸던 부산 벡스코도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경주도 마찬가지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문화유산인 불국사, 안압지와 천마총 등 고분이 밀집된 보문관광단지가 있다.
자연스레 우리 노원구를 떠올려보았다. 물론 이러한 천혜의 관광지가 우리 지역에 있다면 큰 행운일 수 있지만 없다면 새로운 관광 상품을 개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곧 들어설 서울과학관과 시립미술관을 시발점으로 태강릉과 경춘선 폐선부지, 육사 등을 관광코스로 연계하는 방안을 의회 차원에서 고민해야 할 때라 생각한다.
언제나 처음처럼 타성에 젖지 않는 의회가 되기를
마지막으로 주민의 대변자로서 "생각의 힘"을 키우는 계기가 되었다. 세미나는 연례행사다. 어찌 보면 새로울 것도 없다. 하지만 동식물이 자라는 것처럼 사람도 나이를 먹고 연륜이 쌓이면 생각이 깊어진다. 세미나도 마찬가지다. 해마다 그 느낌이 다르다. 방문 지역이 달라서 일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한 해, 두 해 의정활동을 하면서 겪게 되는 다양한 사례들을 이런 기회를 통해 되새기게 되니 나름대로 생각의 힘이 커져서 그런 것 같다.
모내기 준비에 한창인 농촌 들녘을 보면서 모든 일의 시작을 생각하고, 그곳 사람들의 표정을 통해 도시 분위기를 느껴본다.
정신없이 분주했던 의정 현장에서 한발 물러서서 차분히 생각해보는 이런 시간은 분명 우리 마음의 좋은 거름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생각의 힘이 우리의 사고 체계를 한 단계 더 성장시킨다고 본다.
다음 달이면 6대 의회가 전반기를 마무리한다. 이번 세미나를 마치면서 드는 생각은, 짧지 않은 2년 동안 처음 가졌던 포부와 계획들을 제대로 실천했는가하는 점이다.
하지만 역시나 하는 아쉬움만 가득하다. "언제나 처음처럼, 처음은 언제나처럼" 이라는 자세로 타성에 젖지 않는 후반기 의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