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과연 벌어먹는 자인가? 아니면 빌어먹는 자인가?” 현대사회에서 스스로가 빌어먹는 자인지, 빌어먹는 자인지 구분하는 문제는 단순히 경제적 상태나 사회적 위치만으로 결정할 수 없는 복잡성이 담겨 있다. 이는 우리의 존재 가치와 사회적 역할, 삶에 임하는 태도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요구하는 내면의 물음이다.
경제적 자립과 자아실현
현대사회에서 경제적 자립은 스스로 벌어먹는 자의 중요한 기준이다. 그러나 단순히 돈을 번다는 것만이 자립의 전부가 될 수는 없다. 자아실현과 개인의 가치 실현도 중요한 요수가 된다. 예를 들어,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언급된 대로, 인간의 최고선(最高善)은 행복(eudaimonia)으로 정의되며, 이는 단순한 물질적 풍족함을 넘어서 이성을 가진 인간의 활동을 통해서 실현된다고 주장한다.
균형과 조화
동양의 도교와 유교의 관점에서 볼 때, 스스로 벌어먹는 자와 빌어먹는 자의 구분은 단순한 개인적 성과를 넘어서 사회적 균형과 조화에 대한 이해를 포함하고 있다. 도교의 도덕경<(道德經)>에서는 자연의 법칙을 따르고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긴다. 이는 개인의 경제적 활동도 사회 전체의 조화와 균형을 고려해야 함을 의미한다. 유교의 <중용(中庸)>에서도 중용의 개념이 등장하며, 곧 극단을 피하고 균형을 유지함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따라서, 스스로 벌어먹는 자는 단순히 개인의 이익만을 추구하지 않고, 사회적 책임과 균형을 고려하는 자를 의미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회적 관계와 공동체
인문학적 관점에서, 개인의 경제적 자립은 사회적 관계와 공동체의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 예를 들자면, 프랑스 사회학자 에밀 뒤르캠이 주장한 ‘사회적 연대론’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개인의 행동은 사회적 규범과 연대감에 의해서 규정된다. 스스로 벌어먹는 자는 단순히 개인적 성공만을 추구하지 않고, 사회적 연대와 공동체 일원으로 책임을 느끼고 행동해야 한다.
동양 역학에서도, 개인의 경제적 활동은 가족과 사회의 맥락에서 이해된다. 유교의 <대학(大學)>에 나오는 개인의 자아실현을 위해서는 수신제가 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는 내적 수양과 외적 조화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논한다. 즉, 스스로 벌어먹는 자는 개인의 경제적 성공을 통해 가족과 사회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함이 마땅하다.
내적 가치와 외적 평가
현대사회에서 스스로 벌어먹는 자와 빌어먹는 자를 구분하는 또 다른 중요한 점은 내적 가치와 외적 평가의 차이이다. 인문학적으로, 개인의 내적 가치는 외적인 평가나 물질적 성공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가 <실천이성비판>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개인의 행동은 내적 의지와 도덕적 법칙에 따라 규정된다. 스스로 벌어먹는 자는 내적 가치와 도덕적 법칙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
동양 역학의 시각에서도 내적 가치는 중요하다. 도교의 <장자(莊子)>에 나오는 것과 같이, 개인의 내적 자유와 자연과의 조화는 외적인 물질적 성공보다 중요하다. 유교의 <맹자(孟子)>에서도 개인의 내적 덕성(德性)이 외적인 성공을 결정한다고 한다.
정리하자면 스스로 벌어 먹고사는 자인지, 빌어먹고 사는 자인지 구분하는 문제는 단순히 경제적 상태나 사회적 지위만으로 결정할 수 없다. 결국, 개인의 자아실현, 사회적 균형과 조화, 사회적 관계와 공동체, 내적 가치와 외적 평가 등의 복잡한 요소들을 포함한다.
스스로 벌어먹는 자는 단순히 개인적 성공만을 추구하지 않고, 사회적 책임과 균형을 고려하며, 내적 가치와 도덕적 법칙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 이는 현대사회에서 인간미가 느껴지는 창의성과 균형 있는 삶을 영위하는 데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결국, 스스로 벌어먹는 자와 빌어먹는 자의 구분은 개인의 경제적 활동을 넘어서, 사회적, 도덕적 그리고 내적 가치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에 있다. 이러한 균형감을 유지함으로써 우리는 더 행복하게 살아가는 저변을 확장해나갈 수 있다.
빌어먹기보다 벌어 먹고살고자 한다면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삶 즉, 고귀하게 태어나 성공 가도를 달리는 사람이 아닌 고귀한 행동을 하는 사람으로 살아가야 함을 우리 곱씹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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