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호에도 근로기준법 상시근로자 수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확대적용에 알아보겠다. 필자가 저번호에서 확대적용시 인권과 관련된 규정이 확대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였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직장 내 괴롭힘 금지제도이다.
현재 직장 내 괴롭힘 금지제도는 상시근로자 수 5인 이상 사업장에만 적용된다. 그러나 사업장 내에서 직장 내 괴롭힘을 예방해야 하는 것은 사업장 규모와 관련 없이 이루어져야 할 일이다. 말그대로 사업장 규모가 작든 영세사업장이든 직장 내 괴롭힘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직장 내 괴롭힘 금지제도가 상시근로자 수 5인 미만 사업장에 확대적용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문제에 대해서 주위에 공인노무사들과 얘기해보면 반대하는 공인노무사들도 많다. 이유는 감당이 안 된다는 것이다.
이는 현재 직장 내 괴롭힘 행위가 상당히 모호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필자가 최근에 상시근로자 수 6인 사업장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조사를 하고 있다. 그런데 사업장 규모가 작다보니 난감한 경우가 많다. 사업장 규모가 작다보니 자체적인 조사는 하기가 어렵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최소 2명이고 나머지 직원도 최소한 참고인이거나 관련자일 가능성이 높다.
직장 내 괴롭힘 조사는 객관적인 조사를 하여야 하며, 객관적인 조사를 하지 않을 경우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그래서 상시근로자 수 5인 미만 사업장은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하면 노동청 근로감독관이 직접 조사하지 않는 이상 외부 공인노무사에게 의뢰하여야 한다. 지금도 노동청에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하면 사건유형에 따라서 약간 다를 수 있겠지만 사업장에게 조사와 시정명령까지 해서 보고해야 한다. 노동청 근로감독관도 감당할 수가 없어서 사업장에게 거의 조사를 미루는 것이다.
노동청이 직장 내 괴롭힘 사건 해결기관이 아닌 보고기관이라고 보아도 될 정도이다. 그런데 여기서 상시근로자 수 5인 미만 사업장까지 직장 내 괴롭힘 금지제도를 확대적용하면 감당하지 못할 수 있는 것은 충분히 예상될 수 있다. 직장 내 괴롭힘 조사비용도 수백만원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사업장 입장에서 부담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업장 규모가 작아서 직장 내 괴롭힘이 일어나면 사업장 분위기가 아주 안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와 가해자에게도 큰 사업장과 달리 적절한 조치를 하기가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보통 분리조치를 해야하는데 다른 부서에 전보배치도 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둘 중에 한 명은 그만두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극심한 노노갈등이 일어날 수 있다. 가해자가 인정하면 다행인데 가해자가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경우 다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 감당은 또 사업장이 해야한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제도를 확대적용하면 이러한 부작용이 예상될 수 있으나 근로기준법 확대적용에 대해서 직장 내 괴롭힘 금지제도를 어떻게 할지 논의안하고 진행할 수는 없는 법이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제도를 확대적용하기 위해서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제도부터 손봐야 할 것이다. 다음호에도 근로기준법 확대적용에 대하여 알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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