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비닐 봉투에 담긴 천 원짜리 지폐 12묶음

로그인

회원가입

티커뉴스

뉴스홈 > 플러스 > 따뜻한뉴스

검은 비닐 봉투에 담긴 천 원짜리 지폐 12묶음

익명의 여성 "중계본동 어려운 이웃에게 전해 주세요"

등록날짜 [ 2008년09월21일 23시22분 ]

“중계동 재개발 지역 못사는 분들을 위해 써주세요”
추석 명절을 앞둔 지난 8일 오후 4시 20분경. 노원구청(구청장 이노근) 4층 주민생활지원과 사무실 문 앞에 40대 후반의 여성이 들어오지 않고 머뭇거리며 누군가를 찾았다. 한 손에는 검은 비닐이 들려 있었다. 여직원과 눈이 마주치자 사람이 없는 복도로 나오도록 한 후 검은 비닐 봉투를 건네며 “재개발하는 동네, 104마을의 못사는 가정에 써 달라”고 말한 후 황급히 사라졌다.
영문을 모르는 직원이 쫓아가 구청에서는 현금을 받지 못하니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하자 노출을 꺼리는 이 여성은 “알려지는 게 싫다”며 끝내 본인의 인적사항을 밝히기를 거부하고 돈 봉투만 남기고 홀연히 사라진 것.
이 돈을 받은 여직원은 해당 팀장에게 건넸으며 검은 비빌 봉투 안에는 천원 권 지폐가 10만원 단위로 묶은 총 1백 20만 1천원이 들어있었다. 구권 지폐 다발 8개와 신권 지폐 4묶음이 하얀 종이로 곱게 싸여 있었으며 12다발 속 지폐는 일부러 깨끗한 것만을 정성스레 모은 흔적이 역력 했다.
이웃을 위해 매일 정성스레 조금씩 모았을 익명의 여성은 그리 생활이 여유로워 보이지는 않았다는 게 구청 관계자의 말.
노원구는 기탁자의 뜻을 받들어 이 돈을 서울시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중계본동 104번지 일대 저소득층 6세대를 선정해 성금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기탁한 여성분의 옷차림이나 행색이 그리 넉넉해 보이지 않았다”며 “금액을 떠나 추석을 앞두고 자신보다 생활이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갸륵한 마음씨에 감동했다”고 말했다. 또 “해마다 이웃을 향한 온정의 손길이 줄어드는 요즘 이렇게 훈훈한 마음을 가진 익명의 기탁자를 본받아 나누고 베푸는 일에 다함께 동참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올려 0

내려 0

이경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