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에도 짙은 커피 향을 느끼고 싶으십니까?
커피는 15세기경, 아라비아반도의 수피 교도들이 종교적 의식 중에 밤을 새우기 위해 커피를 마시기 시작한 데서 그 역사가 시작되었다고 전해진다.
커피의 발견과 관련된 유명한 일화 중 하나는 에티오피아의 한 양치기가 자신의 양들이 커피나무의 열매를 먹고 나서 이상하게 활발해지는 것을 발견하면서 시작되었다는 것. 이후 이 양치기의 발견이 수도사들에게 전해지고, 그들이 밤샘 기도에 도움을 주는 음료로 커피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커피 음용이 널리 퍼지게 되었다는 일화이다.
우리나라에서 커피를 마시게 된 최초의 시점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조선 시대 후기인 19세기에 외국 선교사들과 무역상들을 통해 커피가 소개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고종 황제가 러시아 공사관에서 커피를 마시고 이를 매우 즐겼다는 기록이 있으며, 이를 계기로 궁중 및 양반 사회에서도 커피가 유행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통설이다..
현대사회에서 2023년 기준으로 국내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식품산업통계에 따르면 405잔으로 전 세계 평균인 152잔에 비해 거의 세배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 되었다. 그만큼 지금 대한민국은 커피를 차로 즐기는 것에 진심인 상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커피가 왜 이렇게 각광을 받고 있을까.
먼저 사회, 문화적 요인으로는 카페 공간의 발달로,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장소를 넘어서 모임, 공부, 업무 등 다양한 사회적 활동공간으로서의 역할과 문화가 형성되어 커피 소비를 촉진시키는 요소가 되었다. 고도화된 사회에서의 강한 스트레스를 커피 한 잔을 통해서 위안과 에너지를 찾는 효과적인 수단으로서의 커피 소비 증가를 말할 수 있다.
그리고 가성비와 가심비라는 경제적 요인도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비교적 저렴한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의 폭발적 증가와 다른 한편으로는 고급이거나 스페셜한 커피의 경우 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을 중요시하는 가심비 면에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는 영향의 결과라고 하겠다.
물론 경제 성장에 따른 소비 수준의 향상도 큰 이유가 될 것이다. 거기에 모바일 기기의 발달과 다양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눈)의 활성화를 통한 정보의 편의성과 공유성이 커피 소비문화를 크게 변화시켰음을 부인할 수 없다.
앞으로도 한동안 커피의 인기는 지속할 것이라 보인다.
그런 관점에서 누구나 즐겨 마시는 커피이지만 새롭게 인문명리학의 관점에서 커피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알면서 커피를 마신다면 나에게 맞는 커피의 맛과 향을 더욱더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지면이 부족한 관계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커피 원두 중에서 다섯 가지 원두커피를 중심으로 커피에 담긴 인문명리학적 코드의 정보를 여러분과 나누고자 한다.
먼저 예가체프(에티오피아)로 꽃향기 같은 향과 밝은 산미가 특징인데, 생기 넘치는 ‘양(陽)기운’과 자연의 생생함을 연상시키는 ‘목(木)기운’의 성질을 잘 반영한다. 생기 넘치고 싶어지거나 희망적 느낌을 필요로 할 때 어울리는 커피이다.
블루마운틴(자메이카)은 깔끔하고 부드러운 맛과 풍부한 바디감이 특징인데, 이는 조화롭고 안정적인 ‘음(陰)기운’과 깊고 섬세한 ‘수(水)기운’의 성질을 잘 반영한다.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히거나 학습의 집중력이 요구될 때 어울리는 커피이다.
다음으로 수프레모(콜롬비아)는 균형 잡힌 산미와 단맛 그리고 견고한 바디감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음기운’과 세밀하고 정교한 ‘금(金)기운’의 성질을 반영하는 커피이다. 자신감이나 결단이 필요한 순간에 마시면 좋은 커피의 속성을 지니고 있다.
AA(케냐)는 깊고 복합적인 맛과 산미가 특징이며, 이는 안정적이면서 복잡한 ‘음기운’과 저돌적인 ‘목기운’의 성질을 잘 반영하고 있는 커피이다. 인내심과 성장 욕이 필요할 때 어울리는 커피에 속한다.
마지막으로 산투스(브라질)로 부드럽고 균형 잡힌 맛과 다디감이 특징인데, 안정적이고 풍요로운 ‘양기운’과 든든함과 균형미가 돋보이는 ‘토(土)’의 성질이 잘 반영된 커피이다. 안정감 또는 신뢰감을 나눌 사람과 함께 마신다면 딱 좋은 커피이다.
이처럼 대표적인 5가지 커피 원두를 인문명리학적 코드로 풀어보았다.
우리가 커피의 향과 맛을 감별해내는 큐그레이더(Q Grader)는 아니더라도 커피의 향미(香味)를 알고 마신다면 더 깊은 커피의 정수를 느끼며 여유롭고 평화로운 게 짧지만 진한 삶의 한 페이지를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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