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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영 법무사의 법원경매 비망록(備忘錄) [53회]
태산의 빚 그늘 아래 잠시 한숨 돌린다.(2)
등록날짜 [ 2023년03월29일 10시25분 ]
민사집행법 제 102조에 의한 잉여가망이 없을 경우의 경매 취소

김세영 법무사 ▶한국임대차보호법 ▶연구홍보원 원장
R씨는 제3자를 시켜서 낙찰을 받아야 할지 그냥 포기할지를 결정해야 했다. R씨로서는 한평생 직장생활로 모은 재산이 거의 날아가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R씨는 동업자 K씨로부터 이익배당금이라고 몇 번 받기는 하였으나 이 집값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R씨는 머리가 어찔어찔하고 생각이 제대로 되질 않았다. 자신이 무척 어리석었다는 생각이 최초로 들기 시작하였다. 이제껏 모든 사람들을 자기 맘처럼 믿고 대해 왔지만 아무에게서도 믿음을 저버리는 배신을 당하지는 않았었다.
그래서 R씨는 ‘ 남들은 세상이 험악하다고 하지만 다 저 하기 나름이지 ’라고 생각하며 은근히 자신의 처세와 인격에 흐뭇함을 느끼곤 했었다.
이제 그 믿음이 단숨에 산산조각이 나는 상황을 맞이하여 R씨의 가슴은 터지는 것 같았다. 자신의 허망한 자만이 얼마나 어리석었는가? 목전에서 재산의 절반 이상이 증발되고 있는 것을 바라보면서 스스로에게 창피스러웠다.

밤 12시가 지났지만 잠이 오질 않았다. 뒤척이다 주방으로 나가 먹다 남은 양주 반병을 단숨에 들이켰지만 머리만 아프고 잠을 잘 수 없었다.
“ 삐리릭 삐리릭.”
벽에 걸린 상의 안주머니에 있는 핸드폰이 울렸다. 적막한 밤인지라 그 소리가 무척 컸다. 커다란 박쥐가 울어대는 것 같았다. R씨는 벽을 바라볼 뿐 움직이고 싶지 않았다. 핸드폰은 몇 번 울리더니만 그쳤다.
“ 삐리릭 삐리릭.”
한참 있다가 또 핸드폰이 울렸다. 이번에는 집요하게 울렸다. 한 2~3분 내버려 두었는데 계속 울렸다.
R씨는 ‘혹시’ 하는 생각이 들어 일어나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수신장치를 누르고 가만히 있었다. 송화자가 이쪽에서 받은 줄 알고 말을 했다.
“여보세요, R부장, 나야 나!”

순간 R씨는 반갑고 동시에 분노가 치밀었다.
“이봐! 자네 어떻게 된 사람이야! 내 빌딩이 날아가 버리잖아.”
“아냐, 괜찮아!” “ 뭐가 괜찮아 ! 이젠 반값이 됐다구! 이번 기일에 틀림없이 팔릴거야.”
“아냐. 안 팔린다구! 아니 경매를 진행할 수 없다구.”
“뭐야!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야. 입찰기일통지서가 왔는데 다음 주에 경매기일 이야! 돈이라도 갚았나?”
“아니, 돈은 못 갚았는데 좌우지간 경매는 진행되지 않을 거라구! 나 얼마쯤 더 쉬다 연락할게.”
“쉰다구?! 지금 자네 미쳤나? 난 애간장이 다 녹고 있는데 이럴 수가 있나?”
“미안허이. 다 살다보면 그런거지 뭐. 아무튼 자네 건물은 안 날아갈테니 걱정 마.” R씨는 도깨비에 흘린 것 같았다.
동업자는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걱정말라니 도대체 말이 되는 소린 가?’ R씨는 뜬 눈으로 날을 샜다.

동업자가 무슨 헛소리를 하던 이제는 속지 않는다고 다짐했다. R씨는 직장에다 오후에 출근하겠다고 전화를 하고 법원으로 향했다. 몇 번 와봐서 경매계장과 낯 이 익었다.
“아, 이 사건이요? 먼저 공고는 나갔지만 기일이 변경되었어요.”
“어떻게 된 거예요?”
“102조에 걸려요. 이번 기일의 최저경매가가 선순위채권액에 못미치거든요,”
“그게 무슨 말씀인지요?”
“아. 잘 모르시는구만. 아무튼 한숨 돌리셨어요. 그 사이에 빨리 수습하도록 하세요.”
민원들이 밀려오고, 전화도 계속 울려대서 더이상 경매계장을 붙들고 이것저것 물어볼 수가 없었다.

R씨는 법원에서 나오다가 무료법률상담이라고 씌어 있는 법무사 사무소가 눈에 보였다.
' 저기 가서 한번 물어보자.‘
R씨는 법무사사무소 문을 밀고 들어섰다.
“ 어서오세요. 이리 앉으세요.”
R씨 연배의 중년의 법무사가 친절히 맞이했다. R씨는 자초지종을 다 얘기하고 왜 경매기일이 변경되고 “102조에 해당”이라는 게 무엇인지 물었다.
법무사는 담배를 피어물면서 “아, 그랬군요, 102조라는 것은 민사집행법 102조를 얘기하는 것입니다. 그 조 문에 보면 최저경매가가 선순위 채권액 보다 적으면 경매진행을 할 수 없게 되어 있어요.
그렇게 되면 경매신청한 사람에게 선순위채권액과 경매비용을 넘는 가격에서 살 것인가를 통지하고 답이 없거나 거절하면 경매절차를 취소하게 하는 제도가 있습니다.
선생님이 그 경우가 된 것이지요. 궁극적인 해결방도는 아니지만 일단 경매가 취소될 것이니 시간은 번 셈이지요.
대부분 경매신청자가 매수신고를 하지 않아요. 왜냐하면 결국 남의 빚을 가져주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지요.”
“ 아, 예. 잘 알았습니다.”
R씨는 법무사에게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고 나서면서 어제 저녁 동업자 K사장이 뜬금없이 경매가 진행되지 않는다고 한 까닭을 알 수 있었다.

R씨는 무서운 세상이라고 생각했다.
‘ 동업자 K사장이 거기까지 꿰뚫어 보고 일부러 사채이자를 갚았단 말인가? 아니 그렇다면 만약에 이렇게까지 최저경매가가 낮아지기 전에 팔렸다면 어떻게 되는가. 나를, 내 빌딩을 미끼로, 희생양으로 삼고하는 수작질이 아닌가?‘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R씨는 모든 게 귀찮아졌다.
R씨는 이번에 모두 정리하겠다고 생각하며 직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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