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몸 노인은 통장, 수급자는 사회복지사가 방문해 우울증 검사
검사결과 분석 후 건강군, 관심군, 주의군으로 나눠 맞춤형 서비스 제공
녹색병원 등이 지난달 쌍용차로부터 구조 조정된 노동자 193명의 정신건강을 조사한 결과 10명 중 8명이 중등도 이상의 우울증을, 또 52.3%가 외상 후 스트레스성 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가운데 지난 1일 부산에서는 조모씨가 스스로 삶을 포기했고, 올 1월에는 서 모씨가 생계 난을 못 이겨 자살했다. 2009년 쌍용차 대규모 정리해고 이후 자살하거나 돌연사한 노동자와 가족은 무려 15명에 이른다.
2009년 우리나라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 당 28.4명으로 OECD국가 중 1위라는 불명예를 기록하고 있으나 정부는 이에 대한 실질적인 종합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노원구가 솔선하여 자살예방을 위한 세부적인 대책마련과 주민을 대상으로 우울증 검사를 실천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노원구는 실직자의 정신건강 증진과 자살예방을 위해 서울북부고용지원센터와 협약을 맺고 12일부터 실직자를 대상으로 우울증 선별검사 실시에 들어갔다.
우울증 선별검사는 지원센터에 실업급여를 신청한 구민을 대상으로 매일 실시하게 된다.
또한 구는 지난달부터 홀몸노인 1만1000명과 국민기초생활수급자 2만2천여명을 대상으로 우울증 선별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홀몸 노인은 통장 699명이 방문조사를 실시하고, 수급자에 대한 검사는 동 주민센터 사회복지사가 맡아 진행하고 있다.
일반 주민들도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마음건강 상담의 날’에 전화 예약 후 각 동 주민센터를 방문하면 노원정신보건센터 정신보건전문의로부터 우울증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노원정신보건센터는 검사결과를 분석 한 후 증세에 따라 ▶건강군 ▶관심군 ▶주의군으로 나눠 각 대상별로 맞춤형 상담서비스를 제공한다.
홀몸노인의 경우 외로움을 해소하기 위해 1:1멘토 등 정서적 지원을 해 줄 생명지킴이(Gate-Keeper) 자원봉사자와 연계할 계획이다.
수급자는 동 주민센터 사회복지사가 직접 사례관리를 하여 돌보게 된다.
►노원관내 지난해 자살자 557명=노원구가 노원관내 자살자에 대한 분석(노원경찰서 자료)에 따르면 신병비관이 55.8%로 가장 많고, 다음이 생계곤란 18.1%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울증에 의한 원인은 전 연령대에서 고르게 높은 자살원인으로 분석됐다.
또한 직업별로는 무직 및 일용직이 전체 557명중 74.1%인 413명으로 가장 높았고, 자영업 및 회사원이 13.1%로 뒤를 이었다. 주목할 부분은 가장 경제활동이 왕성해야 할 20~50대 중 무직 및 일용직이 320명으로 전체 무직자의 57.4%에 달한다는 것이다.
노인자살률은 30%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원인으로는 신병비관, 생계곤란이 84.1%였으며 우울증, 가정불화가 그 뒤를 이었다.
►행정체계 개선 및 지역사회 민관 협력 통한 자살예방=구는 지난해 10월 수요자 중심 복지 실현을 위해 구청 직원 37명과 동 자체 행정인력 18명 등 총 56명을 복지인력으로 배치하는 한편 보건소에 생명존중팀을 신설했다. 이로 인해 사회복지사들이 위기 가정과 틈새계층에 대한 현장조사 및 사례관리가 훨씬 수월해 졌다.
이와 함께 지역사회 내 민·관 협력을 통한 자살예방시스템을 마련했다. 자살시도자 등 자살위험군에 대한 조기대응 및 사후관리를 위해 상계백병원, 을지병원, 원자력병원과 노원경찰서, 노원소방서와 노원구의사회, 하느이사회, 치과의사회, 약사회와 협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각 기관의 공조로 병원 응급실에 실려 온 자살시도자 20명과 사후관리서비스 제공 동의를 받기도 했다.
또 초·중·고 학생들의 정신건강과 자살예방을 위해 서울북부교육지원청과 협약을 맺었다. 이를 계기로 지역 내 학교를 대상으로 생명존중교육과 우울증 선별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또한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우울증 예방교육을 오는 5월경 실시할 계획이다.
한편 구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전국 자치구 최초로 ‘생명존중 문화조성 및 자살에방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제도적 뒷받침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올 1월에는 생명존중 사업방향과 정책에 대한 자문과 관심을 높이기 위해 각 계 전문가로 구성된 생명존중위원회를 발족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