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타리공공노조와 노원노동복지센터가 지난 3일 마을버스 기사 근무 환경에 대한 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노원노동복지센터 제공]
급여와 복지 열악
마을버스도 준공영제 필요
올해 6월 서울시내 마을버스가 일제히 운행을 멈출 뻔 했다. 쌓야가는 적자와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마을버스 운수노동자가 버틸 재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재정지원 약속에 서울시마을버스조합은 파업을 철회했지만, 여전히 마을버스 운수노동자는 어려움에 직면한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노원노동복지센터(센터장 이용섭)에서 지난 3일 노원관내 한울타리공공노조 금창운수한마음교통지부(지부장 김광록)가 참석한 가운데 노원구 마을버스 운수노동자의 노동환경 실태 청취를 위한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서 노조측은 파업 철회 이후에도 마을버스 운수노동자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음을 토로했다. 민영제 운영에 다른 짧은 근속연수와 무리한 배차에 따른 사고 위험 등이 그것이다.
서울시는 2004년 7월부터 시내버스는 버스사업자의 노선 소유권을 인정하되 노선 조정은 지자체가 버스사업자의 위탁을 받아 관리하며 운행실적에 따라 수입금을 배분하는 형태의 수입금관리형 준공영제를 도입했지만, 마을버스는 준공영제가 아닌 서울시로부터 일부 재정을 지원받는 민영제를 채택하고 있다.
일부 재정을 지원받고는 있지만, 준공영제와는 달리 민영제의 경우 버스서비스를 민간업체에서 자체적으로 공급한다. 이 때문에 업체 사정에 따라 노동자의 처우 역시 천차만별이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에 따른 운송 수입 감소로 마을버스 운수노동자들이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게 한울타리공공노조 금창운수한마음교통지부의 설명이다. 서울시가 올해 2월 발표한 2020년 서울버스 이용현황에 따르면, 2020년 서울시 마을버스 이용객은 2019년보다 27% 줄었고 운송 수입 역시 26% 이상 감소했다.
“마을버스 운수노동자는 시내버스 운수노동자보다 임금과 복지 등 처우가 현저히 떨어지기에 시내버스 회사로 이직을 위한 징검다리로써 마을버스 회사를 다니는 경우가 많다”며 “우리 사업장 역시 노동자의 평균 근속연수가 1년이 채 안 될 정도로 짧다”고 설명했다.
금창운수한마음교통지부 김광록 지부장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마을버스 기사들의 급여는 2020년 기준 시급 8590원이나 시내버스 기사들은 10,500원으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시내버스 기사들은 연 600% 상여금을 받고 있으나 마을버스 기사들은 없다. 마을버스 기사들의 급여는 1일 평균 10만 원 정도로 근무일수에 다른 계산을 하면 월 200만원 정도로 박하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 4월 17일부터 시행 중인 안전속도 5030 정책과 운수회사의 배차 규정이 맞지 않는 점을 꼽았다. 서울시와 서울시경찰청은 올해 4월 17일부터 자동차 전용도로를 제외한 서울시내 전 도로 제한속도가 최고시속 50km/h로 제한하고 있다. 이면도로는 30km/h로 운행해야 한다. 마을버스는 관내 곳곳을 운행하기에 최고시속 30km/h 구간을 자주 지남에도 배차 규정은 10년 전의 1일 운행 편수와 동일해 무리한 배차에 따른 안전사고 위험이 크다는 게 한울타리공공노조 금창운수한마음교통지부의 설명이다.
김 지부장은 이러한 문제점을 사업주도 알고 있으나 현실적인 문제로 묵인하고 있다고 했다. 마을버스 기사로 2~3년 무사고 경력을 쌓으면 시내버스로 자리를 옮기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 마을버스 기사들의 현실이라는 것이다.
김 지부장은 마을버스 공영화로 시내버스와 같이 관리해야만 시민들에게 더욱 편리한 서비스 제공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용섭 노원노동복지센터장은 “오늘 간담회에서의 내용을 토대로 노원노동복지센터가 마을버스 운수노동자의 어려움을 함께 해소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겠다”며 “정례적인 간담회를 통해 마을버스 운수노동자의 지속가능한 노동환경을 만들어가는데 힘을 보태겠다”는 연대의 뜻을 밝혔다.
이경충 기자nnews21@daum.net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