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서울의 공적 공간인 공개공지에 건축주가 울타리를 설치해 일반 시민의 접근을 막고 입주민만 사용할 수 있게 하거나 건축선 후퇴 부분을 주차장이나 노천카페로 사용하는 공적 공간 불법 용도변경이 불가능해진다.
서울시는 지난 17일 공적 공간의 불법 용도변경을 뿌리 뽑고 공공성을 회복하겠다고 밝히고, 모든 건축물의 기획 단계부터 착공, 완공, 최종 철거될 때까지 매뉴얼에 따라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건축물 생애관리’ 개념을 도입, 각종 공적 공간의 설치·관리 시 반영해야 할 사항을 매뉴얼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공개공지란 건물을 소유한 민간 건축주가 용적률 인센티브 등의 혜택을 받는 대신 자신의 땅 일부를 일반 시민이 사용할 수 있게 제공하기로 약속한 일종의 ‘사적영역 내 공적 공간’.
그러나 2008년 3월 현재 서울의 약 1,169개소의 공개공지와 약 848㎞에 이르는 건축선 후퇴부분 등 공적 공간의 상당부분이 불법 용도변경된 것으로 서울시는 파악하고 있다.
이의 해결을 위해 도입한 ‘건축물 생애관리’ 매뉴얼은 서울시의 모든 건축물을 경과년수, 규모, 구조별 특성, 용도 등으로 세부 분류해 각각의 특성에 맞는 시기별·항목별 관리 방법과 점검 사항을 표준화한 것으로, ‘건축물 생애관리’가 도입되면 모든 건물주와 관련 행정기관은 매뉴얼에 따라 석면 등의 폐기물 처리를 포함하여 철거 시까지 지속적 건축물 관리 책임을 부담하게 된다.
건축허가 기능 자치구로 이관, 시는 건축정책과 건축물 관리 중심으로 재편=이에 따라 서울시는 그동안 시가 담당해오던 ‘건축허가’ 기능을 구로 이관하고 시의 기능을 ‘건축정책’과 ‘건축물 관리’ 중심으로 전면 재편하여, 서울시 건축행정을 건축 인·허가 중심에서 유지관리 중심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서울시의 이 같은 조치는 공적 공간의 불법 용도변경이 건축물에 대한 일관된 관리체계 미비 때문인 것으로 진단됨에 따라 이루어 졌다.
건축물 생애관리 매뉴얼은 우선 건축 기본설계 시 건물을 배치하고 남는 땅에 공개공지를 만들던 관행을 깨고 건물과 공개공지를 모두 고려해 공간 배치를 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아 공개공지의 효율성을 높였다.
또 건축선 후퇴부분도 기존 보도와 분리되는 형식적인 모양새 대신 주변 보행 동선과 연접대지에 자연스레 연결되도록 조성하고, 미술장식품은 시민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개방된 장소에 설치하는 등의 내용도 포함된다.
이와 함께 공적공간에 대한 사후 유지관리도 강화하여 당초 목적에 맞게 이용되는지 시가 나서 적극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며, 공적 공간에 울타리나 출입구를 설치해 시민 출입을 제한하거나 주차장으로 사용해 사실상 통행을 불가능하게 하는 경우, 노천카페, 물품 적치장, 불법 영업시설 등 사익을 위해 사용하는 경우도 철저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공적공간의 설치 및 관리, 전문가가 정기점검=서울시는 이번에 마련한 건축물 생애관리 매뉴얼에 따라 공적공간의 설치 및 관리가 제도화 될 수 있도록 점검시스템을 도입하는 한편, 공적공간을 데이터베이스화하여 관리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건물주는 앞으로 기술사, 건축사 등 전문가에게 의뢰해 건물의 관리가 ‘건축물 생애관리 매뉴얼’에 따라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정기 점검을 해야 한다. 특히 다중이용시설이나 1만㎡ 이상 대형건축물은 이들 전문가들을 통해 상시 유지 관리해야 한다.
한편, 서울시는 2천㎡ 미만 소형건축물에 대해서는 건물주의 정기점검 관련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가칭 ‘생애관리 특별회계’를 설치, 소요예산의 일정 부분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서울시 전역의 공적공간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각종 단속 등 관리상황 일체에 대한 이력을 관리함으로써 각종 인센티브 및 처벌을 이력과 연계시켜 나가기로 했다.
올해 안에 공적 공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대형 건축물에 대한 전문가 점검을 시범 실시하기로 했으며, 앞으로 모든 건축물에 대한 세부적 관리 기준이 될 ‘건축물 생애관리 매뉴얼’을 전문가 검토를 거쳐 확정하고, 관련 법령 근거를 마련한 후 내년 하반기부터 모든 건축물에 전면 시행할 방침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