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에 따르면 2010년 4월 27일 오늘 국회 행정체제개편특별위원회(위원장 허태열)는 소위원회와 전체회의를 잇따라 열어 오는 2014년부터 서울과 부산, 대구, 광주 등 7개 특별·광역시의 기초의회인 구의회를 없애는 '지방행정체제개편 특별법'을 심의 처리했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전체 1,010명을 뽑는 서울과 광역시의 구의원 선거는 이번 6.2 지방선거가 마지막이 된다는 것이며, 이 같은 법안은 오늘 특위를 통과해 법사위로 넘어간 뒤 이르면 이번 4월 국회, 늦어도 오는 6월 국회에서 처리하겠다는 것입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심의 처리한 내용은 “특별시와 광역시 소속 자치구의 통합을 촉진하는 차원에서 2014년부터 현재의 자치구를 준 자치구로 변경해 구청장은 현행과 같이 민선으로 선출하되, 기초의회인 구의회의 기능은 광역의회가 대신 맡도록 하는 방안에 합의했다”입니다.
이 방안이 법제화되면 구청장과 구의원을 주민 직선으로 뽑고 있는 서울과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울산 지역의 자치구는 구의회가 사라지게 됩니다. 특위 관계자는 “현재 구의회가 지역 유지들의 친목모임으로 전락해 실질적인 자치를 가로막는 등 낭비적 요소가 많다고 판단해 이렇게 합의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저도 지방의회가 지역 유지들의 친목모임으로 전락했다는 현실적인 평가를 부정하지 않습니다. 여전히 낭비성 해외여행으로 국민을 실망시키고, 온갖 이권 사업에 의원들이 개입한 청탁비리문제가 터질 때마다 국민들이 분노하는 암담한 지방자치 현실을 보면서 안타깝기 짝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이것은 아닙니다. 그 이유로 기초의회를 없앤다? 뭐 그러면 광역의원이라면 다른가요? 한마디로 그 놈이 그 놈이지요. 따지면 오히려 더 크게 해먹기 쉽고 실제로 현 서울시의원 중 20%에 해당하는 의원들이 뇌물수수 등으로 수사받기도 했습니다. 나아가 국회의원이라고 뭐가 그리 다릅니까? 정말 그 놈이 그 놈이지! 이렇게 생각하면 대한민국 국회도 없앨 수 있을까요? 치사하게 국회는 다르다고 이야기하지 맙시다. 언론이 그렇게 만들었든 뭐했든 간에 대한민국 국회가 제 기능을 발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오늘이라도 여론조사를 하면 결과야 뻔 하지 않겠습니까?
문제가 있다는 것과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는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더 솔직하게 이야기 해 봅시다.
지금의 구의회를 지역 기득권토호세력이 장악하는데 일조하고 그 반대 급부로 자신들의 정치적 지역 기반을 만드는데 혈안이 되었던 사람이 누구입니까? 바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국회의원들과 지역위원장이 아닙니까? 적반하장입니다. 한나라당은 기초의회가 지역유지 친목모임이라고 이야기 하는 게 창피하지 않을까요? 지금 기초자치단체는 한나라당 당신들이 장악하고 있으며 그들을 공천한 것도 바로 당신들이며 그 기초의원들이 여전히 한나라당 소속인데 말입니다. 한나라당이야 뭐 이제 아무런 기대도 할 수 없는 정당이니 그렇다하더라도 민주당은 또 어떻습니까?
고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유지를 이야기하는 정치 집단이 김대중 대통령이 지방자치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한 헌신을 기억하지 못하고 노무현 대통령이 역설했던 지방분권과 참여정치를 이해하지 못하고 고작 이런 합의를 하다니요? 정말 땅을 치고 통곡할 노릇입니다. 참고로 예전 기사를 찾아보았습니다.
· 김대중대통령 1990년 10월 당시 평민당총재시절 지방자치제도 도입을 요구하며 13일간 단식투쟁
· 노무현대통령 2008년 말 '김해시의회 의원으로 나가볼 용의가 있다' - 김창호 전국정홍보처장에게 한 말
최근 공직선거법 개정과정에서 여성단체가 제안한 지역구 30% 여성후보 의무공천추진 제안이 통과되지 못한 이유가 무엇입니까? 민주당의 입장이 무엇이었습니까? 기초의회의 여성 참여비율 확대를 반대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20,30대 투표율이 저조한 근본적인 이유는 생각하지 않은 채(청년층의 기초의회 진출은 민주당조차 거의 원천적으로 차단당하고 있지 않나요?) 자신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진정성'-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그 놈의 진정성-을 몰라준다고 하소연하면서 정작 자신의 지역구에 뽑아놓은 시구의원들은... 50대 이상의 지역유지 남성위주로 공천하지 않았나요?
민주당이여, 제발 생각 좀 하고 정치를 해야 합니다.
제발 풀뿌리민주주의가 왜 필요한지에 대해 조금이라도 고민하고 이야기해야 합니다. 현재의 기초의회가 정말 개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개판을 만든 주범(공범정도로 할까요?)이었음을 먼저 반성해야 합니다.
이왕 개판되어버린 기초의회 문제의 해결방안은 기초의회 없애는 것이다? 이제 뻘 소리 좀 그만하고 여성을 배려하고 청년을 배려하고 직장인을 배려하는 그래서 새로운 정치가 태어나는 제대로 된 풀뿌리민주주의를 하기 위해 당신들이 가진 기득권부터 제발 벗어버려야 합니다.
여야가 밀실에서 소근 소근 작당하고 있는 지금의 행정통합 논의는 현 국회의원들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국민들이 생각하고 있다면, 먼저 스스로 반성해야 합니다. 같은 밥그릇을 바라볼 때 여야 합의는 참 일사천리로 진행 된다~ 이런 생각이 저만의 오만일까요? 국회의원 세비 인상에는 여야가 두말없이 합의하는 모습이나 작금의 논의나 별로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지방자치제도를 본 뜻대로 살리는 길만이 우리 정치의 마지막 희망입니다. 그런 희망을 안고 가는 풀뿌리에게 민주당은 더 이상 동지가 아닌 넘어야 할 장벽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제라도 민주당이 제 정신을 찾는다면 당장 행정체제개편특위에 들어가 있는 민주당의원들의 명단을 공개하고 당 징계를 진행하십시오. 그것만이 민주당이 두 분의 전직 대통령을 사칭하는 정치세력이 아님을 증명하는 유일한 길일 것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