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근 노원구청장이 31일 서울시의회를 방문해 도시건설위원회 심의 과정을 지켜보며 관계자들과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우측부터 조달현 시의원, 이노근 노원구청장 순이다.
- 자문위 구성 시의회, 관할구청, 서울시 협의 구성
- 안전진단 대상 아파트 관할구청 추천, 10개단지 이상 실시
-안전진단 관할 구청이 실시하고 결과에 대해 서울시가 무조건 받아들일 것
- 이번 시의회 임기내 제도적 보완장치 마련할 것 등 요구
지난 1일 서울시가 합리적인 재건축 허용 연한 검토를 위해‘공동주택 재건축 정책자문위원회’를 구성,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 노원구(구청장 이노근)는 실질적인 위원회 구성 운영을 통한 특단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번에 서울시가 밝힌 정책자문위원회는 재건축 연한이 도래하지 않은 공동주택의 현황 분석과 허용연한 조정이 향후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개선방안 검토와 합리적인 정책 방향 및 실행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또 자치구와 협의하여 5~10개 단지를 선정 구조성능과 설비노후도, 주거환경, 장기수선충당금 등에 대한 평가도 실시한다.
위원회는 현황분석팀과 제도개선팀으로 구성되며 주택국장이 단장을 맡는다. 위촉 인원은 각 분야 민간전문가, 시의원, 시민단체, 언론인등 15인 이내다.
서울시의 이번 발표에 대해 일부에서는 위원회의 조사 완료 시기가 명확치 않는 점을 이유로 강북권 주민들의 비난을 피하기 위한 면피성 대책이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위원회 구성은 노원구 등 일부 자치구와 지역 주민들로부터 아파트의 구조적 안전성과 설비 노후화 등을 이유로 재건축 허용연한 완화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제로 베이스에서 종합적인 검토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서울시의회(도시관리위원회)는 공동주택 재건축 허용 연한 단축을 내용으로 하는‘서울시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조례’개정안을 심의 보류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지난해 6월 개정 조례안이 발의된 이후 5번째다. 다만 합리적인 재건축 허용 연한 검토를 위해 공동주택 재건축 정책 자문위원회를 구성, 공동주택의 건물 구조안전 등 전문적인 실태 파악을 통해 대책을 제시하겠다는 서울시 의견을 받아들인 조건부 보류다. 자문위원회의 면밀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다시 논의한다는 것이다.
이날 도시관리위원회에는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 12명의 위원 전원이 참석했다. 회의 시작 전부터 지난 2년간 강북권을 대표해 재건축 연한 완화를 주장해온 이노근 노원구청장을 비롯 구 간부 10여명이 의원들을 만나 연한 단축의 당위성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이노근 노원구청장은 회의 정회 후 간담회 자리서 지난 2008년부터 최장 40년으로 돼 있는 현행 조례를 25~30년으로 단축할 것을 줄기차게 주장해온 노원구의 노력이 반영되지 않은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시했다.
다만 조례 개정안에 대해 심도 있는 질문과 토론을 통해 서울시 주택당국의 안이한 자세에 대해 질타를 하는 등 대안마련을 촉구, 다음회기에 내놓을 것을 전제로 조건부 보류시킨 것에 대해서는 그나마 다행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울러 노원구가 법적 근거 장치 마련을 위해 조례에 단서 조항으로 단‘20년 이상 경과한 공동주택은 연한 규정에도 불구하고 정책자문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재건축을 허용할 수 있다.’는 대안을 제시했음에도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에 대해, 향후 서울시의 대책이 나오면 금번 보류 안건을 반드시 통과시켜야만 한다고 주장하며 A4 두 쪽 분량의 노원구 입장을 밝혔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자문위원회 인원 구성의 적정성이다. 서울시에서 일방적으로 구성해서는 안되며 특정지역이나 인물, 편향된 인식을 가진 인사 등의 폐해를 막기 위해 서울시의회, 관할 구청 및 서울시 집행부가 함께 협의해야 한다.
둘째, 안전진단에 대한 공동주택 실태 조사 대상을 선정함에 있어 서울시가 일방적으로 해서는 안되며 관할 구청이 추천하는 아파트를 대상으로 하고 적어도 10개 단지 이상이어야 한다.
셋째, 안전진단의 주관은 관할 구청에서 해야 하며 그 결과에 대해 특별한 하자가 없는 한, 서울시는 조건 없이 받아들여야 한다.
넷째, 이러한 일련의 조치는 조속한 시일에 마쳐져야 하며, 서울시 주택당국이 시간벌기 위한 수단이란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현재의 서울시 의회가 종료하기 전에 제도적 보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노근 구청장은 “불합리한 재건축 연한 개선을 위한 분위기가 마련된 것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자문 위원회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으면 많은 주민들은 서울시 발표에 대한 진정성 등에 의구심을 갖게 되는 만큼”철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