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 앞두고 주목받는 ‘최고의 공교육 지원사업’
노원구(구청장 이노근)가 어려운 가정과 맞벌이 부모들의 가려운 곳을 제대로 긁어주는 공교육사업을 펼치고 있어 화제다.
구는 지난해 지역여건 등을 감안해 연지초교, 녹천초교, 상원초교, 상곡초교, 당현초교를 선정해 학습준비물 지원센터를 설치하도록 2억5천5백만원을 지원했다. 이들 학교에서는 교실 등을 활용해 준비물 지원센터를 설치하고 조각 칼, 목공용 풀, 골판지, 스티커, 우드 블록, 카사바 등 개인 학용품을 제외한 모든 학년의 준비물 약 270종을 비치했다. 또 코팅기, 제본기 등 수업용 보조자료 제작도구도 설치하고 도화지, 풀 등 소모성 준비물도 마련했다.
□ 학부모 준비물 부담 줄여주고, 아이들 기죽지 않고 학업성적 쑥
학교내 공동 문방구라고 할 수 있는 이 학습준비물 센터가 학부모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그동안 맞벌이 부부들은 늦게 퇴근할 경우 갑자기 애가 준비물을 가져가야 한다고 하면 밤늦게 문 열은 문방구를 찾아 이곳 저곳 돌아다녀야 했었다. 또 때론 아이가 준비물을 빠뜨리고 가면 학교 교실 앞에서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제 이런 수고가 말끔히 사라진 것이다. 학습준비물에 대한 학부모의 심리적, 시간적 부담을 줄어 든 것. 게다가 조각칼처럼 수업이외에 실생활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준비물을 구입하지 않아도 돼 경제적 부담도 줄어들게 되었다.
연지초교 3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염광희씨(41세 월계동)는 “나름대로 챙긴다고 하지만 가끔 준비물을 놓치거나 실수로 안가지고 가는 경우가 있는데 준비물 센터 덕분에 아이가 수업을 잘 받고 있어 안심이 된다”며 “올해 동생이 입학하는데 준비물 걱정없이 편안하게 학교에 보낼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어린이들은 좋아할까? 학습준비물을 준비해 가지 않아 혼나는 장면은 앞으로 영화에서나 보게 될 전망이다. 학생들이 준비물을 가져가지 않아 혼나는 일이 사라진 것. 당연히 아이들은 혼나지 않아 학습의욕을 잃지 않고 수업에 다 같이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또 도화지, 풀 등 간단한 학용품도 준비물 센터에서 빌려쓸 수 있게 되어 어려운 가정이나 바쁜 부모를 가진 아이들도 수업을 제대로 받게 되었다. 책가방이 가벼워진 것은 물론이고 어릴 때부터 물건 아껴 쓰기, 자원 재활용으로 합리적인 소비습관 형성할 수 있게 되었다.
상원초등학교 박강홍(6학년)학생은 “무거운 준
비물도 편하게 빌려 쓸 수 있고 나만 쓰고 마는 물건이 아니라 더 책임감도 느낀다”고 말했다.
노원구 월계동 연지초등학교 학습준비물지원센터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위한 기자재를 챙기고 있다.
□ 선생님들, 다양한 준비물 활용해 수업효과 극대화
한편 이 학습준비물 지원센터를 가장 반기는 분들은 따로 있다. 바로 학교의 선생님들.그동안 어떤 준비물을 가져오게 해야하나 하고 고민하던 선생님들이 그런 걱정에서 벗어나 마음껏 가르치고 싶은 데로 아이들을 지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고가이면서도 자주 사용되지 않던 준비물을 이용하여 다양한 수업을 할 수 있게 되어 아이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학습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게 되었다.
교과서에는 나오지만 ‘기로’란 악기를 고가이면서도 자주 사용되지 않아 아이들이 연주하는 일이 드물었는데 준비물센터에 준비된 기로로 트라이앵글, 템버린, 실로폰 등과 함께 연주할 수 있게 되었다.
이외에도 선생님들이 개별적으로 보관하던 학용품이나 준비물을 학습준비물 센터를 통해 공유할 수 있게 되어 자원낭비를 줄이고 효율성도 높일 수 있게 되었다.
연지초등학교 조영철교장은 “이 지역은 어려운 학생들이 많은데 준비물센터 덕분에 아이들이 준비물을 가지고 다 같이 수업에 참여할 수 있어 아이들의 학습 의욕과 수업 참여율이 몰라보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구는 올해 학교와 학부모들의 요청을 받아 들여 3억원의 예산을 편성하고 4개학교를 더 지원하기로 했다. 새로 지정된 학교에 대해서는 준비물 센터 시설비를 포함해 학교당 5천만원을 지원하고, 기존에 설치된 학습준비물 지원센터에는 학생 1인당 2만원범위내에서(전교생) 지원하기로 했다.
구 관계자는 “공교육활성화와 사교육비 절감을 위해 다양한 교육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이 준비물 센터가 가장 인기있다”면서 “수요자 입장에서 학부모와 학생 그리고 선생님들에게 꼭 필요한 교육사업들을 발굴하고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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