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회원가입
2018년08월19일sun
 
티커뉴스
OFF
뉴스홈 > 뉴스 > 사회 > 복지관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쪽지신고하기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해맑은 웃음이 아름다운 특별한 소풍
등록날짜 [ 2018년05월10일 19시01분 ]



맨발로 걸으니까 어때요? 시원해요!

4월 넷째 주 토요일 아침, 도봉장애인종합복지관 발달장애인들의 모임인 중랑천 걷기교실 친구들이 강북구 우이동 우이령 초입에 모였다.

서울에서 몇 안 되는 흙길인 우이령은 맨발로 걷기 좋은 길. 맨발로 걸어보자는 자연환경해설사의 말에 처음에는 망설이던 걷기교실 친구들, 그러나 걷기가 진행되자 곧 익숙해지며 복숭아꽃 향기도 맡고 호랑버들 열매로 서로 간지럼도 태운다.

처음 만나는 사람이건 항상 만나는 사람이건 언제나 손바닥 마주치는 것을 좋아하는 용식씨(가명, 27)가 이날은 제일 신이 났다. 내내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평소 거의 말이 없는 재용씨(가명, 37), 우이령을 걸으면서는 언제 저렇게 말을 많이 했던가 싶게 이런 말 저런 말 쏟아놓는다.

꽃과 새에 관심이 많은 걷기교실 최고 연장자 관현씨(가명, 55), 까치둥지도 알아맞히고 붉은 머리 오목눈이 둥지도 알아맞히고 딱따구리 소리도 알아맞혀서 즉석에서 새 박사로 부르기로 했다.

걷기교실 친구들 중 가장 잘 걷고 건강한 상철씨(가명, 26), 처음으로 해보는 맨발걷기에 다른 친구들은 슬슬 발이 아파 도중에 신발을 신는데 상철씨 혼자 끝까지 맨발로 걷는다. 눈가리개로 눈을 가리고 친구의 손가락 하나에 의지해 흙길을 걷는 것도 상철씨가 제일 잘한다. 젊은이답게 거침이 없더니, 애기똥풀로 손톱에 노란 매니큐어를 칠해주자 푹 고개를 숙이고는 수줍어한다.

소나무가 늘어선 오르막 굽이에서, 한껏 고개를 젖혀 심호흡을 하고 솔향기를 맡아보라는 자연환경 해설사 말에도 내내 고개를 숙이고만 있던 영호씨(가명, 28). 어디를 가든 주로 바닥만 보고 걷는 영호씨는 자연환경해설사가 편백나무 오일이 든 향초를 얼굴 가까이 대주자 힘차게 고개를 든다. 짧지만 번쩍, 영호씨가 고개를 든 순간이다.

󰡐100년 동안 잠자는 씨앗󰡑 표지판 앞에서 박주가리 열매를 살피던 새 박사 관현씨, 중랑천에서도 봤다며 기억을 더듬는다. 새 뿐만 아니라 식물에 대해서도 박사다. 쉼터에서 잠시 다리쉼을 하며 깡통에 솔방울 던지기를 하는데 다들 번번이 빗나간다.

마지막 순서인 경호씨(가명, 21), 솔방울을 들고 해맑게 웃더니 망설임 없이 금을 넘어 깡통 바로 앞까지 걸어와서는 그대로 깡통에 힘차게 던져 넣는다. 기다렸다는 듯 깡통 안에서는 맑고 경쾌한, 솔방울 부딪히는 소리.

토요일마다 중랑천을 걷는다고는 하지만 평지만 걸어온 터라 다들 슬슬 숨이 차기 시작할 때쯤 눈앞에 펼쳐진 오봉의 비경. 뒤처지는 사람 없이 다 같이 오봉전망대까지 온 것을 기념하며 단체사진을 찍고 다시 돌아서 내려가기로 한다. 내려가던 중에 재용씨에게 자연환경해설사가 "북한산 좋아요?" 묻자 "북한산 사랑해요!" 하며 환하게 웃는다. 발음이며 목소리며 우이령 초입에 들 때보다 한결 또박또박하다. 함께 걷던 사람들이 오히려 말이 없어지며 마음이 따뜻해지는 순간. 말이 없는 사람도 말문이 터지게 하는 것이 아름다운 자연 그리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시간인가보다.

이날 우이령에 동행한 도봉장애인종합복지관 관장 이상록(48)씨는 󰡒발달장애를 가지고 있는 분들과 느리지만 함께 숲길을 걸으며 숲 체험을 할 수 있어 행복한 하루였다. 평소에 표정 변화가 거의 없는 영호씨가 숲길을 걸으며 내내 웃음을 머금은 모습,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을 따라 하기만 하는 재용씨가 선생님들이 묻는 말에 다른 단어로 자신의 행복함을 표현하는 모습 그리고 맨발로 걸으며 온몸으로 자연을 받아들이는 상철씨, 숲에 들어서자마자 팔짝팔짝 뛰며 좋아하는 용식씨 등 평소 보기 힘든 우리 친구들의 모습을 보며 많이 놀라기도 하고 또 행복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발달장애를 가진 우리 친구들이 그들만의 속도와 그들만의 언어로 함께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자주 있으면 좋겠다. 숲이 가진 풍성함, 치유와 행복의 능력을 우리 친구들이 더 많이 누리면 좋겠다.󰡓고 바람을 표현했다.

도봉장애인종합복지관 평생교육문화팀장 박진옥(48)씨는 "월에 다시 우이령을 방문할 계획인데 그때는 우리 친구들이 걸음은 좀 느려도 지금보다 더 자신감 있고 씩씩하고 의젓한 모습이 될 것이라고 꿈꿔본다"며 다음번 우이령 산책에 대한 기대감을 표현했다.

이날 우이령길에 동행한 자연환경해설사 정주영(43)씨는 "다들 너무 즐겁고 행복해 보여서 그 모습을 보는 제가 더 행복했다"며 우이령을 찾아준 도봉장애인종합복지관 측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도봉장애인종합복지관은 지난해 926일 도봉구 마들로에 개관했다. 현재 토요일마다 토요액션교실을 진행하고 있으며 토요액션교실에는 걷기교실, 난타교실, 방송댄스, 앗싸노래방, 비즈공예, 캘리그라피교실 등이 있다. 걷기교실은 상반기 2월부터 6, 하반기 9월에 개강하며 중랑천에서 진행한다고. 우이령 걷기는 각각 4, 5, 9, 10월 넷째 주 토요일에 진행될 예정이다.

올려 0 내려 0
윤은자 이기자의 다른뉴스보기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노원구 하계종합사회복지관, 5월 가정의 달 ‘하계 행복 놀이터’ 16일 개최 (2018-05-10 20:11:37)
창동종합사회복지관, 도봉구 사회복지기관 연합 나들이 진행 (2018-04-16 13:02:01)
강북구의회 이용균 의원, 지역 ...
강북구의회 유인애 부의장, 번2...
도봉구, ‘제2기 자치분권대학 ...
서울병무청, 국민생각함 설문조...
이동섭 의원, 2018김운용컵오픈...
온누리약국복지회 도봉·강북구...
도봉구, 창3동 ‘골목 주민들이...
현재접속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