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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을 자르며, 사랑을 심는다.’
이발관 운영하며 쉬는 날, 봉사하는 이주철씨
등록날짜 [ 2010년03월03일 21시46분 ]
이발 봉사를 하는 이주철씨


지난 24일, 상계동 시립뇌성마비복지관(관장 정행건) 3층 강당. 점심
시간임에도 복지관 이용 장애인들이 속속 모여들고 있다. 젊은이부터 
어르신들까지, 남성에서 여성들까지.

이날은 한 달에 한번 이미용 봉사가 펼쳐지는 날이다.

중계4동 삿갓봉공원 인근에서 ‘신한이발관’을 운영하는 이주철씨와 
같은 일을 하는 두 명의 봉사자, 그리고 이들의 이동을 돕는 봉사자, 
대한적십자사 ‘비둘기이발봉사대’ 소속 두 명, 또 여성의 미용을 담당
하는 ‘노원구 이미용봉사단’의 노차예 봉사단원들이 주인공이다.

오후 1시가 되기 전인데도 이미용 봉사는 시작되었고 길게 자리한 
대기 의자에는 10여명의 대기자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주철씨가 뇌성마비복지관에서 이 봉사를 시작한 것은 1990년 
복지관이 문을 열고 5년이 지난 95년부터다. 그는 이전부터 의정부시에 
소재한 ‘이삭의 집(고아원)’과 파주시 ‘시몬의 집(결핵요양원 이었다 
현재는 중증장애인 시설)’에서 봉사를 펼쳐 온바 있었다. 이러한 그의 
봉사는 93년 동대문구청장 표창, 97년과 2005년 노원구청장 표창, 
2005년 파주시장 표창 등 다수의 공로패, 감사패, 표창으로 이어졌다.

96년 사업장을 노원으로 옮기며 뇌성마비복지관과 인연을 맺은 
이주철씨는 쉬는 날을 이용해 봉사활동을 펼치는 바람에 부모님을 
찾아 뵙는데에도 미안함을 갖게 되었고, 한번은 아내가 입원 하였을 
때도 오히려 아내가 봉사활동을 나가도록 해 이발봉사 약속을 지켜 
나갔다고 한다.

이주철씨는 “예전에는 파주까지 가려면 기차와 버스를 갈아타며 
왕복 4시간이 걸렸지만, 지금은 차량봉사자 덕택에 호강한다.”며 
덤덤하게 말했다.

봉사날은 아침 일찍 준비를 마치고 파주 ‘시몬의 집’으로 향한다. 
30여명의 어르신들의 머리를 다듬고 노래방 기계를 설치하고 노래
잔치를 벌인다.

그렇게 ‘시몬의 집’에서의 봉사가 끝나면 서둘러 뇌성마비복지관
으로 향한다. 이곳에서는 50여명의 머리를 다듬게 된다. 많을 때는 
70명에 달하기도 한다.

봉사가 계속되며 잘려진 머리카락은 쌓여만 갔다. 그러나 그보다 
더 큰 사랑이 모두의 마음에 쌓여 갔다.

또 유일한 미용사로 봉사에 참여한 ‘노원구 이미용봉사단’ 
노차예씨는 홀로 여성 장애인의 머리를 담당하고 있었다.1994년 
개인적으로 봉사를 해오다 2000년 이미용봉사단원으로 계속 
봉사를 해온 그녀는 전업주부로 “이미용봉사에만 나설 뿐이다”
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노 씨의 봉사를 받은 이용자 고승희(38세)씨는 “매월 머리를 하러 
온다”며 “9년이 되었지만 일반 미용실에 비해 너무 잘 해 주신다.”
고 밝히며 전에는 어머니나 미용실에서 머리를 손질했지만 이제는 
봉사단에서 머리를 손질해 좋다며 나이 드신 어머니가 목욕시키기에 
힘들어해 목욕서비스를 받으면 더 할 것 없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행동이 부자연스러울 수밖에 없는 뇌성마비장애인, 그들이 이미용
서비스와 함께 목욕서비스를 함께 받는다면. 보통 일반인들에게는 
평상의 흔한 일이지만 그들에게는 소원이다.




노차예씨가 미용 봉사를 하고 있다.



지역연합신문 (327호) 김중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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