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악수업을 하고 있는 선생님들 중 가장 제자가 많다는 이경숙 단장은 수업의 시작부터가 남다르다.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몸기도를 같이 한다고 하는데 그 내용은 이렇다. “내 몸아 고맙다. 태양을 보게 해 줘서 고맙다. 나를 여기까지 데리고 와줘서 고맙다”이다.
이에 대해 이경숙 단장은 “우리의 민요는 가사자체가 서정적이다. 인성을 키우는 것이기 때문이다. 베풀고 살고 양보하며 살고 감사하며 살자는 그 이야기를 수강생들과 항상 나누고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이경숙 단장은 카톨릭 신자다. 봉사를 하면서 뭔가를 배워서 하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묵계월 선생님께 민요을 배워 15년간 봉사를 다녔다. 여기 저기 찾아다니며 봉사를 하다가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아예 봉사단을 만들자고 의기투합, 15명이 모여 결성했다.
이런 소문을 듣고 노원문화원에서 초청을 했고, 처음 17명의 수강생으로 수업을 시작, 최고 320명의 수강생이 몰려들 정도로 호평을 받았고 현재는 250명 정도의 수강생으로 다양한 국악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노원구에는 장애인이 많이 살고 있다. 활동을 하다 보니 장애인들이 문화를 즐기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웠고, 이런 마음을 회원들과 공유하고 공연 봉사를 위해 회비를 모았다. 1720만원이라는 큰 돈이 이틀만에 모였고, 14년전 노원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을 했다. 그 때 김덕수 선생님과 안숙선 선생님 등 국악계의 내로라하는 분들을 초빙했고, 중증장애인은 회관에 와서 공연을 보는 것도 할 수 없다는 생각에 6개월 만에 다시 자체적으로 회비를 모아 공연을 진행했다. 그때도 역시 좋은 취지에 동감하며 김덕수 선생님과 안숙선 선생님이 함께 해 주셨고, 이 두 번의 공연을 보고 김덕수 선생님이 감동받아 이후 지금까지 긴 시간동안 연을 맺어오고 있다.
이런 활동을 보고 있던 그 당시 이노근 구청장이 단체의 활동이 너무 좋다고 국악예술단으로 함께 하자 제안해주셨고 그것이 인연이 되어 현재의 국악예술단이 탄생한 것이다.
이경숙 단장은 경기민요만으로 부족하다 싶어 판소리, 타악, 가요 장단을 배웠고, 배운 것을 수강생들과 나누고 있다.
지난 22일 목요일에는 거제도 장애인들을 위한 공연을 다녀왔는데 이렇게 소외된 지역을 찾아 봉사를 시작한 것이 올해로 벌써 35년이다.
이경숙 단장은 “사실 봉사를 하러 가는 것이 아니다. 봉사를 받으러 가는 것이다. 공연을 하다보면 우리가 얼마나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지를 다시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고 한다.
봉사를 하러 갈 때 이경숙 단장이 엄격하게 지키는 규율이 있다. 자체적으로 봉사를 위해 걷은 회비로 작은 선물이라도 준비해 가지만 절대 그곳에서 물 한 컵도 얻어 마시지 않는다는 것이다. 봉사를 하러 가서 행복을 선물 받아오는데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민폐를 끼치는 것을 용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다른 곳에 가서 공연을 볼 수 없는 분들이 대다수이기에 그 어떤 공연보다도 의관과 무대를 최고의 공연으로 준비한다. 이런 봉사를 함께 해주고 있는 봉사단원이 25명 정도이다.
평소에도 국악강좌를 봉사의 마음으로 진행 하다 보니 4~5년 정도를 같이 하는 수강생들도 베푸는 마음에 동참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우리 것을 알고 남의 것을 받아들이는 산실”이 되고자 한다는 이경숙 단장은 또 다른 꿈이 있다.
공간을 마련해서 국악을 매개로 하는 실버타운을 만드는 것이다. 지금 현재 포천에 3만 2천평을 내놓은 분이 있어 실현가능한 계획인데, 생활을 할 수 있는 유지비만 내고 자식들에게 기대지 않고 노년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소원이라고 한다.
오늘 배운 것은 오늘 바로 잊어버리라고 한다. 오늘을 최선을 다해서 살고, 오늘 배운 국악으로 행복했으면 그것으로 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국악이 평범한 사람들의 세상속으로 들어가 함께 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이경숙 단장이 제일 듣기 좋아하는 말이 있다. “노원에 뿌리를 내려 자갈밭을 옥토밭으로 만들어놨다”고 하는 칭찬이다. 앞으로도 노원의 국악, 민요의 뿌리가 될 수 있는 삶을 살아가겠다고 한다.
노원문화원 국악강좌 수업
월 오전반 경기민요 초급반
오후반 판소리, 난타, 소리극, 가요장단
화 오전반 장구전문반
오후반 소리전문반
목 오전 경기민요, 남도소리 초급
오후 경기민요, 남도소리 중급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