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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장 A는 상시근로자 수가 10인 이상이 되면서 취업규칙을 작성 및 신고하기로 하였다. 사업장 A의 인사담당자 B는 고용노동부 표준취업규칙을 인터넷상에서 구한 후 내용은 검토하지도 않고 고용노동부 표준취업규칙 최초 원안대로 내용을 확정짓고 근로자 과반수의 서명만 받은 후 고용노동부 관할지청에 신고하였다.
물론 고용노동부 표준취업규칙 내용 자체는 문제가 없기 때문에 취업규칙 신고는 수리되어 처리되었다.
필자가 고용노동부 근로조건 자율개선 사업의 점검대상 사업장으로 선정된 사업장 A에 점검을 나가 취업규칙을 검토하면서 사업장 실태와는 전혀 맞지 않은 점이 나타났고, 위와 같이 고용노동부 표준취업규칙을 거의 그대로 수정 없이 신고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한 필자가 역시 고용노동부 근로조건 자율개선 사업의 점검대상 사업장으로 선정된 사업장 C에 점검을 나가 취업규칙을 검토했는데, 취업규칙은 있었으나 근로자 과반수의 의견청취 절차도 거치지 않았으며, 고용노동부에 신고도 하지 않았다. 필자는 해당 취업규칙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사업장 C의 인사담당자 D에게 물어보자, 전에 다녔던 회사 취업규칙을 입수해서 회사명만 바꿔서 작성했다고 답하였다.
한편 필자가 사업장 E에 점검을 나갔을 때 취업규칙 내용 자체가 너무 이상하여 어떻게 작성했는지 사업주 F에게 물어보자, 기장하는 세무사 사무실에 부탁하여 받은 취업규칙이라고 하였다.
상기 세 가지 사례는 필자가 사업장 점검을 나가거나 인사노무컨설팅 의뢰가 들어와서 사업장을 방문하여 취업규칙 등 노무관리진단 시에 취업규칙과 관련하여 가장 많이 나타나는 사례이다.
취업규칙은 사업장의 근로조건, 복무규율 등이 명시된 사업장을 규율하는 법규범이다. 그런데 상당수 사업장들은 취업규칙을 작성 및 신고를 하여도 사업장의 실정에 맞게 수정을 하지 않고 고용노동부 표준취업규칙이나 다른 사업장의 취업규칙이나 무자격자들이 작성한 취업규칙을 거의 그대로 쓰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실질적으로 사업장을 규율하지 못하는 무용지물인 취업규칙이 되는 것이며, 나아가 제대로 지킬 수가 없는 규정이 되어 후에 큰 낭패를 보기도 하는 것이다.
취업규칙은 필수적 기재사항이 있어 취업규칙마다 거의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조항이 있으며,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법령을 그대로 인용하는 조항도 있어서 기본적으로 사업장마다 취업규칙이 비슷한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고용노동부 표준취업규칙이나 다른 사업장의 취업규칙을 그대로 쓴다고 생각하는 사업주나 인사담당자가 많은 것이다. 그러나 이는 크게 잘못된 생각이며 이렇게 하려면 취업규칙이 존재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근로시간, 복무규율, 임금, 징계, 휴가 등의 부분에서 사업장마다 그 입장과 경영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취업규칙의 내용도 당연히 달라져야 하며 정확한 노무진단을 통하여 사업장 실태와 노동법에 합당하게 상세히 작성되어야 한다.
취업규칙 미신고시 과태료 부과 벌칙규정 때문에 급하게 취업규칙을 작성하거나 다른 사업장 취업규칙을 그대로 쓴다면 이는 인사노무관리에 있어서 매우 위험한 일이다. 경영의 안정성과 효과성 그리고 관리의 편의성 등을 도모할 수 있는 취업규칙이 자칫 사업장에 족쇄로 작용하는 것을 볼 때마다 필자는 안타깝기만 하다. 사업장 실태에 부합하면서도 법적 적합성을 도모하는 취업규칙의 작성이야말로 올바른 인사노무관리의 첩경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다음호에는 수습근로자에 대하여 알아보겠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