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8일, 노원의 탈축제에서 고등학생들이 영어동화책을 팔거나 이니셜 팔찌만들기 등의 체험부스를 운영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고등학생들 스스로가 기획하고 준비한 부스를 통해 지역의 행사에 참여한 것인데, 공부에만 매달려 다른 것에 관심이 없을 듯한 학생들의 활동 모습만으로도 보기 좋았는데 기특하게도 이날 얻은 수익금 30여만 원을 지난 27일 탈축제위원회에 좋은 일에 써달라고 기부했다. 이 사랑스러운 학생들의 정체를 알아보니 노원구 중학교 출신 대원외고 재학생의 봉사 동아리 ‘되돌이표’(회장 신수민, 부회장 임현빈)였다.
멘토링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되돌이표' 회원들
‘되돌이표’에서는 어떤 일들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되돌이표’는 2014년 5월에 창단된 동아리로 지금 활동하고 있는 1학년 학생들이 3기다. 1기인 3학년은 입시준비를 하고 있고, 2기인 2학년은 다른 봉사활동으로 전환을 해, 실질적으로는 3기인 1학년 12명이 모든 활동을 직접 계획하고 실행해 나가고 있다고 한다. 임현빈 부회장은 “우리가 모든 것을 직접 하니까, 시행착오를 겪기도 하지만 오히려 그런 과정 속에서 성장하는 자신을 느끼기도 하고, 우리만의 결속력도 높아져서 ‘되돌이표’활동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한다.
가장 주된 활동은 노원지역의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만나 학습을 도와주는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말하자면 재능기부를 통해 지역의 후배들을 돕는 것인데 6명씩으로 나눠 격주로 학생들을 만나 영어,수학을 함께 공부한다. 그러니까 2주에 한번 후배들을 만나 함께 하는 것인데 1대1 수업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매주 토요일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수업이 이루어진다.
공부만 하다보니 아이들이 체험활동을 같이 하고 싶어해서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에는 불암산 등반을 하기도 하고, 여름방학에는 고려대학교 박물관 견학 등의 체험학습을 함께 했는데 공부만 할 때보나 더 가까워져 이후 공부를 하는 것도 더 즐거워졌다고 한다.
한창 자랄 시기에 자신의 용돈을 기부금으로 낸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닐텐데 매월 5,000원의 기부금을 12명이 내, 사단법인 일촌공동체에 기부하는 기부활동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그 외에도 지역사회개발 활동에도 관심이 많아 올해에는 노원탈축제에 동참했고, 이날 김성환 구청장이 격려를 해주어 더욱 기분이 좋았다고 한다.‘되돌이표’ 멤버들은 지역의 가장 큰 축제에 참여한 것도, 그 안에서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경험을 통해 스스로가 많이 성장한 것 같다고 가장 인상에 남는 활동으로 꼽고 있다.
또, 참여형 기부활동으로 국제구호개발기구 NGO인 한코리아의 ‘세상을 바꾸는 착한 장난감 만들기’에 동참하고 있다. “세계로 뻗는 품격 높은 한국인이 된다”는 학교의 교훈에 따라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하고 찾아보니 완성된 장난감과 수익금이 저개발국 아이들에게 후원되는 좋은 프로그램이 있어 시작했다고 한다. 손바느질하기가 정말 어려웠지만 틈을 내어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내년부터는 학기당 1회 실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탈축제에서 얻은 수익금을 '탈축제준비위'에 기부, 전달식을 하고 있다
‘되돌이표’봉사 동아리의 또 다른 장점은 부모님들의 조용한 동참이라고 한다.
학교시험기간 중 부득이하게 봉사가 중단되다보니 멘티들의 규칙적인 생활습관이 깨지는 부작용이 발생했는데 회의를 통해 부모님들이 재능기부를 해 주셔서 과학, 미술 수업 등 특색수업을 진행했고 그 결과 수업 손실도 없고 멘티들의 반응도 좋았다고 한다. 이런 특색수업 외에도 평화복지관 봉사도 매월 참여하시는 것을 보고 ‘더불어 살아가는 삶이 이런것이구나’ 라는 것을 말로가 아닌 행동으로 가르쳐주시고 계신다고 한다.
지난 1년간의 활동을 돌아봤을 때 가장 뿌듯한 것은 12명 전원이 정해진 규칙에 따라 낙오 없이 이 자리까지 왔고 내년에도 더 분발하는 봉사동아리가 될 것을 결심하고 있다는 것이다.
임현빈 부회장은 “경쟁할 수밖에 없는 구조 속에서 공부하고 있지만 봉사활동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함께 하는 친구들로 인해 ‘같이’라는 가치를 깨닫게 되어 행복합니다. 저희 활동을 적극 지지해 주시는 김성환 구청장님과 우원식 국회의원님께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꼭 전해드리고 싶다”라고 한다.
‘되돌이표’는 내년에 신입생을 적극 섭외할 것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전체 규모가 커질 것을 대비해 기반을 둔 지역사회 노원구와 학교가 위치한 광진구를 연결하는 활동, 매월 기부와 함께 ‘착한 장난감 만들기’ 등의 참여형 기부,‘되돌이표’ 봉사동아리 활동을 동영상 제작 계획 등이 그것이다.
봉사를 통해 배운 것을 다시 ‘되돌이표’로 봉사활동으로 이어나가겠다는 멋진 학생들의 활동 기대해 봐도 좋을 듯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