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은 사회생활은 물론 일반 생활에서도 힘들고 어렵게 생활하게 되지만 직업을 갖는 것은 쉽게 꿈꿀 수가 없는 일이다.
그런 면에서 서울시립 뇌성마비복지관(관장 정행건)에서 운영 중인 예비사회적기업인 ‘꿈을 일구는 마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올 7월 출발한 ‘꿈을 일구는 마을’에는 10명의 뇌성마비장애인이 일을 하고 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9시에서 6시까지 일을 하며 중간에 잠시 휴식시간을 갖는다.
이들이 생산하는 제품은 칠보공예물, 도자기 제품들로 보석함, 귀중품 보관함, 화분, 소품 등이다.
“뇌성마비장애인의 특성상 손의 기능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보완하기 위해, 취미차원에서 하던 도자기 작업을 복지관 공동회의를 통해 ‘사업’으로 설정하게 되었다”고 작업장 박미순팀장은 설명했다.
도자기 작품의 경우 한 작품을 위해 가마를 세 번 사용하기 때문에 월 200개 정도의 작품을 생산해 낼 수 있다.
보석함은 5만원 정도, 도자기 화분은 1만원에서 1만5천원, 필통 도자기는 5천원 등에 판매하고 있는데 매장에서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일률적이며 고정적인 매상을 유지하기에는 형편 없다. 따라서 복지관 전 직원이 판매를 이한 홍보에 나서야 한다.
이들이 일해서 받는 월급은 80여만원, 4대 보험에 대한 자부담을 하고 나면 70여만원.
자신이 일을 해서 돈을 벌고, 그 돈으로 종교활동에도 참여하고 조카들에게 용돈도 주다보니 자긍심은 물론 자신감까지 느끼게 됨은 물론 지켜보는 가족들의 마음도 뿌듯하기만 하다.
복지관 정행건 관장은 “첫 월급을 받던 8월, 일부 부모님들이 ”월급이 너무 많다“며 줄여서 오래 일하면 좋겠다는 말을 듣고,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꿈을 일구는 마을’ 만큼은 계속 유지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쏟아 부을 생각이다”고 강조했다.
이 작업장은 월 200만원의 매상을 내년부터는 300만원의 매상을 유지해야지만 노동부로부터 계속 지원 받을 수 있다.
작업에 참여하는 이들에게 그렇다고 경제적인 이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나이가 들어도 직장생활이라고는 모르던 이들이 직장이라는 공동체 속에서 조직문화를 익히고, 남의 의견을 존중하며 그런 과정에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생겨나니 생활이 즐거워져 행복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안정적이고 계속적인 판매만 보장될 수 있다면 ‘꿈을 일구는 마을’ 식구들은 계속해서 꿈을 이루며 살게 될 것이다.
그러기에는 판로를 개척하고 더 나아가 매장을 확보하는 것이 그 꿈을 이루는 꿈이 되는 것은 아닐까?
한편 이들을 위해 자원봉사에 참여한 정미아(중랑한울지역정신보건센터)씨는 “7월 출발부터 2주에 한 번 참여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일 하는게 어설펴 보였는데 지금은 실력이 많이 늘었다”며 “이들이 만든 제품이 많이 팔려나가 재활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작업장에 참여하고 싶은 희망자가 대기 중으로 뇌성마비복지관은 최우수복지관으로 선정된 복지관이기도 하다.
(다음은 꿈을 일구는 마을 칠보작가인 박근영(48세. 뇌성마비 1급)님의 글을 요약한 것이다.
보람찬 일자리
드디어 꿈에 그리던 취직을 했다. 나 자신을 비롯 부모님이나 나를 아는 모든 사람들이 나의 장애 상태로는 직장생활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해 왔는데 내 능력으로 돈도 벌고 번돈으로 사고 싶은 물건도 마음껏 사고, 대한민국 성인이면 누구나 가입 조건이 되는 4대 보험에 가입을 하고 ----. 월급을 타면 부모님께 선물도 사 드리고, 용돈도 드리고, 꼬박꼬박 자축도 해서 내 집 마련도 해야겠다는 부푼 꿈을 안고 일을 시작했다.
난 발가락으로 칠보작업을 한다. 장애특성상 손을 움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칠보작업을 하려고 엄지발가락과 검지발가락 사이에 붓을 쥐고 손바닥 크기보다 작은 동판에 그림을 그리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계속되는 고된 일에 삭신이 쑤시고, 일이 끝나고 집으로 가면 녹초가 된다. 너무 힘이 들어서 그만두고 싶지만 막상 월급을 받으면 그런 생각은 눈 녹듯이 사라진다.
--- 이렇게 일을 할 수 있는 건 자원봉사자와 복지관 직원분들 덕분이다. 이렇게 여러분들이 도와ㅜ신 덕분에 월급을 받으며 일을 할 수 있고 내일을 꿈 꿀 수 있게 되었다.
--- 우리가 만든 화분과 도자기, 칠보제품을 많은 분들이 사주셨으면 하는 바램과 함께 꿈을 일구는 마을이 더욱 번창하여 내가 꿈꾸는 모든 것을 이뤄나갈 수 있는 터전이 되었으면 좋겠다.
12월 5일, 방문한 날 월급명세표가 전해졌다.
지역연합신문 (322호) 김중대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