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뇌성마비복지회(회장 신정순)는 18일 노원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뇌성마비 시인들의 시낭송회인 ‘제8회 시와 음악이 있는 가을오후의 만남’ 행사를 열었다.
KBS 리포터 이혜정씨와 한현명수화통역사의 사회로 진행된 행사에서 박동수, 송하일, 이영범, 정준모, 정훈소, 홍현승 뇌성마비 시인을 비롯해 초대시인으로 김정오, 김지향, 조병무, 허영자시인이 초대시인으로 참여해 시낭송회를 가졌다.
또 대한뇌성마비장애인축구협회 신철순회장이 찬조낭송을 도봉구의회 문명희재무건설위원장이 낭송도우미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행사는 시낭송뿐만 아니라 피아노연주, 무용, 색소폰연주, 노래, 난타 등 다양한 예술 분야를 선보였으며 뇌성마비 장애인들 또한 일반인들과 같은 감정을 지니고 있을뿐 아니라 단지 표현이 어렵다는 것을 느끼게 했다.
이번 행사는 뇌성마비시인들에게 창작의욕을 높이고 뇌성마비시인을 발굴하는 기회를 만듦은 물론 비장애문인들과의 교류를 통해 활동의 폭을 넓혀 주며 참가한 관객들에게는 시문화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줌으로써 지역사회에 뇌성마비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게 하는 계기를 만들고자 마련되었다.
문명희의원이 낭송도우미로 나섰던 홍현승시인은 도봉구 자운고 2학년생으로 문 의원의 자녀가 같은 학교에 다닌 인연으로 도우미로 나선 경우로 홍 군은 청정국토만들기운동본부 2009 청소년 자연사랑 환경 글짖기 공모전 고등부 특선(불교방송사장상), 2009 스승존경과 제자사랑 글 및 편지 공모 중등부 최우수상(충남도지사상)을 수상한바 있다.
‘나는 이런 사람이 좋습니다.’
-홍현승
나의 발걸음에 맞추어 줄 사람이 좋습니다.
-왜 이리 느리냐 내 손 잡고 질질 끌고 가는 사람보다는
“천천히 가자 괜잖아 시간 많아,”
나의 속도에 맞추어 함께 세상을
걸어갈 수 있는 사람.
흘리는 내 앞에서 함께 밥한 끼 먹는 사람이 좋습니다.
-왜 흘리냐 똑바로 먹지 못하나 다그치는 사람보다는
“천천히 꼭꼭 씹어 먹어”
웃으며 휴지로 닦아주며
사랑을 나누는 사람
부정확한 내 말로도 마음 나누는 사람이 좋습니다.
-뭐라고? 똑바로 말해 나의 얘기에 짜증내는 사람 보다는
“천천히 얘기해.”
듣는데도 시간 걸리는데 내 말도 한 글자 한 글자
마음을 여는 사람
이런 사람들이 내 곁에 있다면
험난한 세상 즐겁고 힘차게
날 것 같습니다.
박동수시인이 자작시 '어머니께'를 낭송하고 있다.
지역연합신문 (321호) 김중대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