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삶은 과거 어느 때보다 물질적 풍요와 기술의 혁신적 진보를 목도하는 시공간에 놓여져 있다. 우주여행을 떠날 수 있는 우주선의 출현, 하늘을 찌를 듯이 우뚝 선 마천루들, 손끝 하나면 전 세계와 소통할 수 있는 스마트 기기들, 하지만 과연 이 모든 물질적 유산들이 우리가 진정으로 꿈꾸던 유토피아인 것일까? 아니면, 욕망과 탐욕에 눈이 멀어 역사의 교휸과 양심을 외면한 사람들이 환상처럼 만들어 가는 자기들만의 홀로그램에 불과한 것일까?
“욕심은 모든 악의 근원이다”라는 말은 단순한 격언이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인류가 겪어온 경험과 지혜를 반영한 경고다. 수많은 철학자와 사상가들이 이 문제를 경고해왔다는 것을 우리는 잊고 살아간다. 노자는 “족함을 알면 욕되지 않고, 그침을 알면 위태롭지 않아 오래 갈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대인은 이러한 지혜를 망각한 채, 물질적 풍요와 불가분의 관계에 노예처럼 끌려다니고 있다.
역사를 뒤돌아보면, 우리는 늘 진보와 개발이라는 명목 아래 탐욕과 부패가 판을 쳤던 시기를 경험해왔다. 로마 제국의 몰락은 지배층의 탐욕과 부패가 그 주된 원인이었고, 프랑스 대혁명은 극단적으로 불평등해진 사회구조에 대한 저항이었다. 러시아 혁명도 마찬가지로 소수 지배층의 부당한 권력 남용이 불로운 필연적 파국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교훈을 잊고 반성보다는 집착에 가깝게 살아가고 있다.
“역사는 반복된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단순한 격언이 아니라, 우리가 반복적으로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고 있음을 상기시키는 경고다. 이런 교훈을 무시한 채, 탐욕과 부에 눈이 먼 플라스틱 같은 사람들은 자신들만의 유토피아를 꿈꾸며 사회의 균형과 조화를 무너뜨리고 있다.
동양의 대표적 사상인 음양오행 사상은 모든 것이 균형과 조화 속에서 존재함을 강조한다. 음양오행 사상으로 보면 지나친 음(陰)은 양(陽)을 낳고, 지나친 양은 음을 낳는다. 이는 극단적인 풍요와 빈곤, 권력의 집중과 분산에도 적용될 수 있는 가르침이다. 지나친 불균형은 결국 파국을 초래하는 것이 우주의 질서이자 섭리라고 경고한다.
현대 사회에서 어리석은 우리들은 종종 권력과 물질적 풍요를 행복과 동일시한다. 더 높은 지위, 더 큰 집, 더 좋은 차, 더 많은 돈. 그러나 진정한 풍요는 무엇인가? 공자는 “인(仁)을 행하는 것은 자기로부터 시작한다”고 했다. 이는 진정한 풍요가 외부가 아닌 내면에서 시작됨을 말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플라스틱 유토피아의 환상에 빠져 있다. 겉으로는 반짝이고 화려해 보이지만, 속은 비어 있는 유토피아는 결국 디스토피아로 변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단순한 추측의 영역이 아니라, 역사의 교훈이다. 역사 속에서 수많은 문명이 탐욕과 부패로 인해 몰락해왔다는 사실을 기억해야만 한다.
“제행무상(諸行無常)”이라는 부처의 가르침처럼,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그러나 인간의 본성, 특히 욕망은 마치 플라스틱처럼 변하지 않는다. 이는 우리가 경계해야 할 핵심이다. 우리의 욕망이 극단을 향해 치달을 때, 그 끝에 기다리는 것은 유토피아가 아니라 디스토피아임을 각성해야 한다.
노자는 “큰 나라는 낮은 곳에 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겸손와 절제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개인이든 국가든, 힘과 부를 가진 자가 오만해지면 그 끝은 몰락으로 향하는 절벽일 뿐이다. 우리는 지금 기로에 서 있다. 계속해서 플라스틱 유토피아를 향해 달려갈 것인가, 아니면 진정한 유토피아를 향해 방향을 수정할 것인가? 그 선택은 결국 우리의 몫이다.
“중용의 도(中庸之道)”는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중용의 길을 의미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이 중용의 지혜다. 물질적 풍요와 정신적 풍요, 개인의 이익과 공동체의 이익, 현재의 욕구와 미래의 지속가능성 사이의 균형을 찾아야 한다.
플라톤은 “좋은 사회는 각자가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사회”라고 했다. 이는 개인의 욕망추구와 사회적 책임 사이의 균형을 의미한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이러한 균형을 찾을 때, 비로소 우리는 양극화로부터 자유로운 진정한 유토피아에 가까워지게 될 것이다.
결국, 우리가 꿈꾸는 유토피아가 디스토피아로 변질되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부터 변해야 한다. 플라스틱처럼 변하지 않는 욕망에서 벗어나, 유연하고 지속가능한 삶의 방식을 찾아야 한다.
진정한 풍요는 더 많이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가진 것에 만족할 줄 아는 데서 온다. “자족하는 자가 부자다”라는 노자의 말은 우리 삶에 새겨야할 지혜다.
역사의 교훈을 되새기고, 양심의 소리에 귀를 닫지 말고, 욕망을 절제하고 그렇지 못하면 최소한 나누는 지혜를 실천하는 풍토가 조성될 때, 우리는 우리시대의 희망을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플라스틱 인간의 껍질을 탈피하고, 진정한 인간으로 거듭날 때, 우리는 진짜 유토피아를 만들고, 만나게 될 것이다.
당신은 플라스틱 인간인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