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eautiful Game’이라는 문장은 축구라는 스포츠의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수많은 지구인들이 축구 경기에 열광하고 우리나라 역시 예외가 아닌데, 최근 국가대표 축구팀의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발생하는 안타까운 상황을 접하면서 축구와 감독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축구 경기장은 작은 우주와도 같다. 양측 22명의 선수가 경기장에서 공을 중심으로 공수를 벌이며 움직이는 모습은 마치 천체의 운행과도 닮아 있다. 이러한 축구 경기라는 우주 운행의 중심에 서 있는 사람이 바로 감독이다. 인문명리학의 관점에서 축구 감독의 역할을 살펴보면, 흥미로운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우선, 감독은 ’천간(天干)‘과 같은 존재이다. 천간은 하늘의 기운을 상징하고, 이상과 비전을 의미한다. 팀의 전략과 철학은 감독을 통해 상징되기 때문이다. 10가지의 천간처럼 감독들도 다양한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본다.
’갑(甲)‘ 유형의 감독은 강력한 리더십으로 팀을 이끈다.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맨시티 감독인 펩 과르디올라가 대표적이다. 그의 혁신적인 전술은 마치 봄날과 같은 활력을 팀에 불어넣고 있다.
’병(丙)‘ 유형은 열정적이고 공격적인 감독이라 하겠는데,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디에고 시메오네와 같은 감독으로 그의 불같은 열정은 선수들에게 전이 되어 경기장을 뜨겁게 달구는 것으로 유명하다.
반면 선수들은 ’지지(地支)‘와 같다고 할 수 있다. 12가지의 지지처럼 각기 다른 특성과 재능을 공간에서 조화롭게 펼치는 팀이 성공하는 것과 같다.
예를 들어보면, ’인(寅)‘ 유형의 선수는 팀의 리더 역할을 한다.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같은 선수가 이런 역할을 하는 것이고, ’묘(卯)‘ 유형은 빠르고 민첩한 프랑스의 음바페 같은 선수를 떠올릴 수 있다.
축구에서 감독의 역할은 이러한 다양한 ’지지‘ 유형의 선수들을 ’천간‘의 기운으로 조화롭게 이끄는 것이다. 이런 시각은 마치 사주명리학에서 천간과 지지의 조합으로 인간의 삶을 파악하는 것과 유사하다.
인문학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감독은 마치 ’작가‘이자 ’연출가‘와 같다. 미셸 푸코의 ’작가론‘을 축구에 적용해보면, 감독은 단순히 전술을 짜는 사람이 아니라 팀의 정체성을 만들어내는 창조자이다.
더불어 감독은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실천적 지혜(phronesis)‘를 체현(體現)하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경기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고, 선수들의 특성을 파악해 최적의 결정을 내리는 것은 수준 높은 실천적 지혜를 요구하는 것이다.
감독과 선수의 관계는 마르틴 부버의 ’나와 너‘의 관계와도 비슷하다. 감독은 선수를 단순한 도구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함께 성장하고 발전하는 동반자로 여겨야 한다. 이는 사주명리학의 중요 개념의 하나인 ’상생(相生)‘과도 연결된다.
실례를 들자면, 목(木) 기운의 감독과 화(火) 기운의 선수가 함께하면 시너지가 날 수 있다. 전 리버풀 감독인 위르겐 클롭(목)과 선수인 모하메드 살라(화)의 조합이 그렇다. 클롭의 전술(목)이 살라의 재능(화)과 ’상생‘ 되어 리버풀의 강력한 공격력을 만들어냈다고 해석된다.
그 반면에 ’상극(相剋)‘ 관계도 발생할 수 있다. 금(金) 기운의 감독과 목(木) 기운의 선수가 만나면 갈등이 깊어질 수 있다. 맨유 시절의 조제 모리뉴(금)와 폴 포그바(목)의 불화가 대표적인 예시이다.
결국, 좋은 감독은 ’오행의 균형’을 이룰 줄 아는 감독이다. 팀 내의 다양한 기운을 파악하고, 이를 조화롭게 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노자의 ’무위자연(無爲自然)‘ 사상과도 연결된다. 감독이 너무 많이 개입하지 않고도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자신의 기량과 역할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감독으로서의 최고의 리더십일 것이다.
또한, 감독은 ’역(易)‘의 관점에서 변화를 읽을 줄 알아야 한다. 경기 흐름, 선수들의 컨디션, 상대 팀의 전략 등 끊임없이 변화하는 상황 속에서 적절한 작전과 대응을 펼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공자가 말한 ’시중(時中)‘의 덕목과도 일맥상통한다.
결론적으로 축구 감독은 천간 지지의 조화를 이루는 운명해설자이자, 팀이라는 텍스트를 쓰는 작가이기도 하며, 실천적 지혜를 발휘하는 철학자이기도 하다. 그들은 경기장이라는 작은 우주에서 선수들과 함께 아름다운 축구의 서사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새롭게 국가대표 감독에 선임된 감독이 누구이든 아름다운 게임인 축구를 펼쳐 보이며 국민들에게 기쁨과 행복이라는 진짜 아름다움을 선사해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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