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오페라단, 국립합창단,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K-클래식의 새로운 신호탄
한국 전통음악, 설화 그리고 서양음악이 가미된 대한민국 현대 오페라의 진수
국립합창단(단장 겸 예술감독 민인기)이 오는 6월 9일부터 13일까지 창작 오페라 <처용>으로 본격적인 유럽 투어에 나선다.
국립오페라단의 주최로, 제33회 파리 올림픽 개최를 기념하기 유럽 주요 3개국(프랑스 파리, 독일 베를린, 오스트리아 빈)에 K-클래식의 우수성과 예술성을 알리기 위해 기획된 콘서트 오페라 형식의 공연이다. 6월 9일 프랑스 파리 오페라 코미크 극장을 시작으로, 11일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 콘서트홀, 13일 오스트리아 빈 무지크페라인 황금홀에서 개최된다.
올해 상반기 국립오페라단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 <죽음의 도시>에 이어 하반기 무대에 오르는 여러 대작 가운데 국립오페라단과 세 번째로 함께하는 이번 유럽 순회 연주회에는, 작곡가 이영조의 <처용>으로 유럽 관객들을 한껏 매료시킬 예정이다.
<처용>은 국립합창단이 첫 번째 공연하는 곡으로, 한국의 전통음악과 서양음악 기법이 혼합된 한국의 전통 설화를 담고 있다. 민인기 단장 겸 예술감독은 “명실상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립합창단, 국립오페라단, 국립 심포니오케스트라가 함께하는 무대를 통해, 세계 무대에 K-클래식의 저력을 여실히 보여줄 수 있는 의미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라며 “이번 순회 연주회를 통해 대한민국의 긍정적 이미지를 드높이고, 나아가 한류 확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각 주요 인물이나 감정을 상징하는 음악적 주제가 바그너의 유도동기(라이트 모티프) 기법으로 작곡된 <처용>은, 1987년 11월 국립극장에서 초연되었다. 드라마틱한 관현악을 떠올리게 하는 위엄 있는 서곡과 웅장하고 아름다운 합창의 선율 그리고 국립합창단,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의 협연이 더해져 대한민국 현대 오페라의 진수를 선사하는 것을 물론, 클래식 음악의 본고장인 유럽 무대에 K-클래식의 위상을 공고히 할 예정이다.
<처용>은 한국사를 통틀어 가장 오랜 시간 존속하여 천년왕국이라 불렸던 신라의 설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신라가 멸망하기 직전, 하늘을 다스리는 신, 옥황상제는 부패한 신라는 멸하기로 결정하지만, 그의 아들 처용은 신라를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지상에 내려온다. 하지만 아름다운 지상의 여인, 가실과 사랑에 빠지고 오히려 타락하고 만다. 이때 가실을 흠모하던 역신이 나타나 가실을 내어주면 신라를 구할 방법을 알려주겠다고 말하고 고민하던 처용은 끝내 가신의 방 열쇠를 주게 된다. 사랑하는 여자조차 구할 수 없었던 자신을 책망하며 하늘에 용서를 구한다.
이번 유럽 순회 연주회는 스위스 베른 오페라극장, 독일 마인츠 국립극장 등 세계 유수의 극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지휘자 홍석원이 포디움에 선다.
연출에는 <서편제>, <광화문 연가>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한 감각적인 연출력이 돋보이는 이지나가 맡는다.
처용 역에는 독일 뉘른베르크 국립음대 최고연주자과정을 졸업하고 베를린 국제콩쿠르, 이탈리아 라벨로 국제콩쿠르 등에서 1위 수상, 현재 독일 마이닝겐 국립극장 전속 솔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테너 김성현이, 가실 역에는 줄리어드 음대를 졸업하고 퀸 엘리자베스, 차이콥스키 콩쿠르 파이널리스트 로 다국에서 활약하고 있는 소프라노 윤정난이 맡았다.
옥황상제 역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립음대에서 오페라 전문연주자과정을 졸업하고 20년 이상 비스바덴, 하노버, 아우구스부르크 국립극장에서 전속 베이스 주역가수로 활동한 베이스 권영명이, 프랑스 국비장학생으로 프랑스 마르세유 오페라 스튜디오를 수료하고 툴루즈 국제콩쿠르, 파리 콩쿠르, 마르멍드 국제콩쿠르 1위를 수상한 바리톤 공병우가 역신역을 맡아 열연을 펼칠 예정이다.
이경충 기자 nnews2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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