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이 ‘서울특별시 교육청 기초학력 보장 지원에 관한 조례’를 직권 공포하고 있다. 서울시의회 서울교육 학력 향상 특별위원회 이경숙 위원장(좌측)과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최호정 당대표가 배석했다.[사진=서울시의회 제공].
김현기 의장, 법령과 민주적 절차에 따라 재의결된 조례 “문제없다”
민주당, 각종 부작용 예상되는 조례·대법원 소송 중 성급한 판단
국민의힘, 직권공포는 지방자치법 따른 법적 권한, ‘내로남불’ 마라
서울시의회는 15일 ‘서울특별시교육청 기초학력 보장 지원에 관한 조례’를 의장 직권으로 공포했다.
조례는 기초학력 진단검사 시행과 그 결과를 공개하는 것에 대해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포상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서울형 기초학력의 근거 신설과 기초학력 보장 지원을 위한 교육감 등의 책무를 구체화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서울시의회 서울교육 학력 향상 특별위원회가 지난 2월 14일 제안해 3월 10일 본회의를 통과했다. 그러나 교육감이 4월 3일 재의를 요구해 5월 3일 제318회 임시회에서 재의결됐다.
재의결된 조례는 5월 4일 서울시교육청에 이송하였으나, 교육감은 공포하지 않을 뿐 아니라, 법령 위반이라고 대법원 제소 및 집행정지 결정을 신청하기로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바 있다.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은 해당 조례가 위법이라는 주장에 대해 “서울특별시교육청 기초학력 보장 지원에 관한 조례는 법령을 준수하면서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재의결된 조례”라며, “기초학력 보장 업무는 명백한 자치사무이며, 학교별 기초학력 진단검사 결과 공개는 법령 위반과 무관한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청이 해당 조례를 공포하지 않는 무책임한 행동에 심히 유감스럽고, 아이들의 미래를 책임져야 할 우리 서울시 교육의 위태로움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지방자치법에 따라 본 조례를 서울시의회 의장 직권으로 공포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또한, “교육감이 본 조례에 대해 대법원에 제소하기로 한 것은 시민의 정보 접근권과 공교육 정상화 시도를 철저히 무시하는 태도”라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은 대법원 송사 중에 조례를 의장이 직권 공포한 것은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하고 성급한 판단이었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은 ‘기초학력 진단검사 시행 및 공개’를 골자로 한 이 조례에 대해 많은 전문가의 지적과 학부모의 우려가 있다며, 학교 서열화 가속, 학생 개개인을 우열화, 사교육 조장 등의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고 반대 뜻을 나타냈다. 또한, 조례가 법적 소송 중으로 대법원이 서울시교육청 주장을 받아들이게 되면 조례의 효력이 중단된다는 점을 들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국민의힘 시의원들이 나섰다. 국민의힘 시의원들은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의 성명과 보도자료에 대해 “의장의 조례 직권공포는 지방자치법에 따른 법적 권한이자 의무”라며 독단이라고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민주당은 의장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국민의힘 시의원들은 민주당 의장이 직권 공포한 2010년 10월 ‘서울광장 조례’와 2011년 1월 ‘무상급식 조례’를 소환했다. 이 두 조례 역시 집행부와 소수당의 반대와 법적 소송이 예고된 가운데 의장 직권 공포된 것으로 이번 기초학력 조례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시의원들은 “과거 민주당 의장이 한 것은 독단이 아니고 현 의장이 공포한 것은 독단인가. 의장은 의회 대표로서 지방자치법 제32조에 따라 의회에서 확정된 조례를 단체장이 지체없이 공포하지 않으면 의장이 공포해야 한다는 의무를 이해한 것”이라며 “조례 내용에 대해서는 견해가 다를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야당으로서 말할 수 있다고 본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2010년 10월 제266회 임시회에서 민주당 출신 허광태 의장이 직권 상정을 하며 “자치단체의 조례개정과 관련해서 사법부까지 그 처리를 맡기는 것은 시민들이 원하는 의회와 집행부의 모습이 아니다“라는 말을 인용해 서울시의회 민주당과 조희연 교육감에게 돌리며 내로남불하지 말라고 비난했다.
서울시의회 서울교육 학력 향상 특별위원회 이경숙 위원장(국민의힘, 도봉1)은 “소송에 소모될 비용과 행정력 낭비뿐만 아니라 기초학력 보장 지원 강화를 위한 대책 시행이 늦춰지게 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 기초학력 보장 조례안의 정당성에 대해서는 대법원에서 명백하게 가려질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저를 포함한 서울시의회 학력향상특위 구성원 모두는 조례안의 대법원 제소 여부와 관계없이 서울 학생의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정책을 지속해서 연구·발굴하겠다”라고 말했다. 이경충 기자 nnews2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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