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영 법무사 ▶전 북부지방법원 근무 ▶심우경영전략연구원장
경매 매수자가 마치 임차인에게 대항력이 없는 것으로 착각할 수 있는 경우가 있으니 조심해야한다.
분명히 저 임차인보다 선순위 저당권이 존재한 것을 등기부등본을 통하여 몇 번이고 확인했었다.
"틀립없이 대항력이 없는 임차인인 데 할 수 없지. 명도소송을 하는 수밖에."
S씨는 명도소송을 의뢰하기 위하여 법원 앞의 법률사무실로 찾아갔다.
법률사무실에서는 검토를 하겠으니 관계서류를 놓고 가라고 하였다. 이런 사건을 많이 취급해왔는데 정확한 사전조사를 위해서는 법원에 들어가 경매기록을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며칠 후 법률사무실에서 전화가 왔다.
"S선생님. 그 건은 어렵겠는데요."
"왜요? 분명히 대항력이 없는 임차인인데요."
"저도 처음 선생님이 주신 등기부와 주민등록등본만 보고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법원에 들어가 경매기록을 보니 좀 이상한 점이 발견되었습니다. 그런데 법원에 들어가 경매기록을 보니 좀 이상한 점이 발견되었습니다."
"그게 뭔데요? 법원에서 뭘 잘못했나요?"
"법원에서 잘못한 게 아니라 선생님께서 조사를 철저히 안하시고 물건을 사신 것 같습니다. 경매기록에 1순위 근저당권자의 채권계산서가 보이지 않습니다. 담당계장 애기로는 1순위 근저당권자는 채권이 없다고 전화로 알려왔답니다. 배당기일 전에 채권이 없다는 변제증서를 보내온다고 했답니다."
"그렇다고 해서 없었던 임차인의 대항력이 생깁니까?"
"없었던 임차인의 대항력이 생기는 것이 아니고, 그 임차인은 처음부터 대항력이 있었던 것입니다."
"1순위 저당권등기가 멀쩡히 있는데도요?"
"예! 그 등기는 피담보채권이 전부 변제되어 이미 효력이 없는 등기라는 것이지요."
법원에서의 부동산 경매절차의 진행은 경매접수-경매개시결정-등기촉탁·임대차현황 조사명령, 조세관서에 최고, 등기부사아 이해관계인에게 최고-평가·임대차현황 조사완료-입찰기일 공고-입찰매각-낙찰-대금지급-배당의 순서로 이루어진다.
등기부상의 이해관계인에는 근저당권자가 포함되는데 최고서를 받은 근저당권자는 자신이 받을 채권액에 관한 계산서를 법원에 제출하여야 그 금액에 대하여 배당을 받을 수 있다.
이 사건에서와 같이 최선순위 근저당권자 바로 다음 순위에 임차인이 위치하고 있어서 임차인이 대항력이 없는 경우에는 두 가지 점에서 유의하여야 한다.
하나는 최선순위 근저당권이 낙찰허가결정 전에 말소될 가능성이 있는지에 주의하여야 한다.
또 하나는 최선순위 근저당권이 등기부상의 기재는 되어있지만 채무자의 변제에 의하여 이미 효력을 상실한 경우가 있을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하여야 한다.
근저당권의 등기는 원인된 채권·채무 관계가 소멸되면 설혹 그 저당권의 등기가 말소되지 않았다고 하더라고 효력이 없게 된다.
따라서 효력이 없는 근저당권이 최선순위로 등기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 근저당권이 변제 등으로 인하여 효력이 없는 저당권이라면 다음 순위에 위치한 임차인은 당연히 대항력을 취득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면밀히 조사하지 못하고 매입하면 낙찰자는 큰 손실을 입게 된다.
의심이 가는 선순위 근저당권자가 있는 경우에는 그 근저당권자를 찾아가 채권의 변제여부를 조사하거나, 법원 경매기록의 열람을 통하여 조사하여야 한다.
등기부상 선순위 근저당권자가 있는데도 채권계산서가 없거나 아예 채권액이 없다는 신고서를 해온 경우에는 그 근저당권은 효력이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효력 없는 근저당권 등기 바로 다음 순위로 임차인이 주민등록을 마쳤다면 그 임차인은 대항력이 있게 되는 것이므로 낙찰자가 배당받지 못하는 그 임차보증금을 부담하게 된다.(임차인이 배당받으려면 대항력과 선순위확정일자를 갖추어야한다.)
다만, 그 임차인이 배당요구를 했고 배당요건(선순위 확정일자와 선순위 주민등록이 된 경우)을 갖추어 그 임차인이 선순위로 배당 받는 경우에는 무관하다. (내용관련 문의 seng3030@hanmail.net )
다음 제16회에서는 제 9화 '공중에 떠 있는 아파트'가 게재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