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릉동 효성화운트빌 경비실 내부 모습. 뒷줄 왼쪽이 이갑주 관리소장, 오른쪽이 장병수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요즈음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 있는 자들의 갑질이다. 특히 힘 없는 이들에 대한 갑질은 사회의 공분을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최근 가장 많은 갑질 논란에는 아파트 경비원에 대한 것이 많다. 강남의 모 아파트에서는 경비실에 입주자가 선물한 에어콘을 틀지 못하도록 했다는 소식은 듣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러나 이런 한켠에 아파트 입주자들이 나서서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날 수 있도록 그들만의 공간에 에어콘을 설치해 주어 훈훈한 이웃의 정을 느끼도록 하는 아파트가 있다.
노원구 공릉동 화운트빌 아파트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7월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회장 장병수)는 회의를 통해 아파트 전체 경비실에 에어콘을 설치하기로 의결했다. 결과는 만장일치였다.
장병수 회장은 "안건이 상정되자 입주자 대표들은 흔쾌히 승낙했으며, 오히려 늦은감이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영욱 경비반장은 "경비들의 복지를 위해 신경써준 입주자대표회의와 입주자분들께 감사하다"며 "경비초소가 구조상 직사광선을 받는 곳에 위치해 있어 열악한 환경이고, 외부 작업을 한 후 땀이 비오듯 해도 선풍기에 의존했어야 하나 이제는 시원한 에어콘이 있어서 땀을 식히고 나면 몸도 쾌적해져 힘이 난다"고 말했다.
경비원들이 에어콘으로 인해 조금 더 활동적이 되면서 입주민에 대한 서비스는 더욱 향상되고 있다는 것이 장 회장의 설명이다.
관리소 측에 의하면 에어콘 사용은 외부작업 시간 등을 제외하면 1일 8시간 정도라고 한다. 이곳에는 경비초소가 6개가 있다. 이것을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세대에 추가되는 비용은 ㎡당 10원정도. 35평형(115.5㎡)의 경우 월 1천1백원 정도다.
경비실에 공급되는 전기는 공동전기를 사용해 누진료 적용을 받지 않을 뿐더러 인버터 방식의 전기효율 1등급 에어콘을 장착해 전기 사용을 최대로 억제했다.
이갑주 관리소장은"주민들이 근무 직원들의 복지를 챙겨주니 더욱 성실히 근무한다"며 "주변 환경이 좋기도 하지만 주민들이 여유롭고 편안히 생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화운트빌 아파트는 경비시스템이 대단히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파트 단지내에 설치된 CCTV128대가 설치되어 있다. 게다가 아파트 옥상에는 주차장 등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도록 스카이 뷰를 설치해 놓았다. 구청 아파트지원금 2천만원과 충당금 7천만원을 투입한 200만 화소의 고품질 CCTV다.
노원경찰서에서도 인정하는 부분이라고 한다.
이런 연유로 차 긁힘이나 쓰레기 무단투기, 쓰레기 미분리 등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한다.
이 소장은 "관리사무소에 설치되어 있는 관제시스템으로 사각지대 없이 항상 아파트 단지 전체를 관찰하고 있어 사소한 문제가 발생해도 곧바로 조치되기 때문에 함부로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관리사무소 2층의 독서실을 완전 리모델링해 아파트 내 주민들은 물론 인근 아파트에도 개방해 인근 아파트 학생들이 와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마음씨 좋은 곳이다.
삭막한 도시, 콘크리트로 둘러 쌓인 회색도시이지만 전체 564세대인 화운트빌 아파트는 입주자대표회의의 적극성과 주민들의 따뜻함으로 불암산 자락의 아름다운 풍광과 함께 이웃사촌의 정이 살아있는 편안한 마을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