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과 김용우 의원 적극 지원
노원 전 지역으로 확대···실버캅 봉사활동도
처음 망설이던 택배업체 지금은 의뢰 업체 늘어
조합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느껴지는 활기에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기운이 절로 난다. 열심히 일하시는 어르신들의 모습에서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의미를 부여해주는 시간이기도 했다.
14단지 경로당 협동조합의 첫인상이었다.
일하시는 어르신들을 뒤로하고 이승희 협동조합 이사장을 만나 협동조합의 설립, 협동조합의 일자리, 미래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처음시작은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렇게 보면 택배사업으로 8년차가 되는 베테랑이다. 5명의 직원과 사무직원 1명을 포함, 6명이 경로당 자체사업으로 시작한 것이 계기다. 경로당 고유번호를 이용한 사업을 하다가 규모가 조금 커지니 세금 문제가 걸려 사업자등록증이 필요해졌다. 2011년부터는 비영리법인으로 사업을 시작, 꾸준히 사업을 진행하면서 협동조합으로 사업규모를 키워보자고 해서 2016년 3월 협동조합으로 새출발을 했다.
이승희 이사장은 고령화 시대에 방황하는 분들과 함께 작은 일이라도 시작하자는 마음으로 출발한 것이 이제 협동조합이 된 것이다고 했다.
시작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주변의 시선이었다고 한다. 가장 큰 문제가 민원. 아파트는 공유물이라고 하면서 공공건물에서 독자적 사업을 하는 것에 대해서, 일하는 사람이 14단지 이외의 사람이 있다는 것에 대해 지속적으로 민원이 들어왔다.
개인이 하는 사업이 아니라 공공의 이익을 위한 일이라는 것에 대해 김성환 구청장이 공감하고 실버사업이라고 정리를 해줬다. 또 가건물을 지은 것도 정리를 도와줬고, 협동조합으로 출범하는 데에는 공무원시절 경험이 있었던 김용우 행정재경위원장이 전적으로 도움을 줬다.
협동조합으로 사업을 진행해 보니, 조금 더 빨리 시작해서 지역에 확산을 했으면 좋았을텐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한다.
돈을 버는 보람
체력까지 좋아진 것은 덤
지금 14단지 경로당 협동조합은 20여명의 어르신들의 활동을 하고 있는데 보통은 노후대책이 없는 분들이다. 지금 현재 협동조합의 한달 매출이 2,000만원 정도다. 그래서 일하는 분들이 택배사업으로 한달에 50만원에서 많게는 100만원까지의 수익을 가져가고 있다. 큰 돈은 아니지만 생활이 가능하게 되는 수익이 되기도 한다.
수익이 다른 것은 어르신의 체력에 따라 무리하지 않게 일을 하기 때문이다. 매일 8시에 나와서 물건을 받고, 각자의 스케줄에 맞게 일을 하고 있고, 주6일 근무를 하고 있지만 월요일은 물량이 많지 않아 여유 있게 일을 할 수 가 있다고 한다. 게다가 어르신들이 일을 쉬다보면 일하기 싫어지기 때문에 쉬는 것이 마냥 좋지만은 않다고 오히려 더 적극적이다.
가장 큰 장점은 일을 하면서 직접 돈을 버는 보람이지만, 부가적으로 생기는 것도 만만치가 않다. 운동시설을 가지 않아도 주말마다 등산을 가지 않아도 늘 걸어다니기 때문에 저절로 체력이 좋아져 일을 시작하고 오히려 건강해졌다는 사람들이 많다. 또, 매일 일지를 쓰기 때문에 집중하다보니 치매예방에도 좋고, 일이 없을때라도 사업장에 나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행복하고, 그저 만나서 여유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협동해서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협동정신이 생긴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서로가 살아가는 방식이 달랐기에 작은 마찰들이 있었지만 이제는 함께 해야 하는 일이기에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이 몸에 배여 서로 간에 훨씬 좋은 사회적 관계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지금 현재는 12,13,14단지를 그 대상으로 하고 있다.
노원구를 5개 권역으로
전지역으로 사업확장이 목표
올해에는 협동조합으로 출범이후, 행자부에서 시행하는 마을기업 사업에 공모를 하여 5천만원의 지원을 받는 마을기업으로 우뚝섰다. 지역의 어르신 일자리를 위해 확장시키지 못한 아쉬움을 이번 지원 사업으로 풀어보려고 한다.
노원구를 크게 5개의 권역으로 나눠 한 지역에 3명의 담당자를 만들어 노원구 전 지역에서 택배사업을 실시할 수 있도록 만들고자 하는 것이 꿈이다. 권역별 네트워킹을 완성해서 사회적으로 활발하게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는 것이 이승희 이사장의 가장 큰 목표다.
70대 중반이 주축이 되어 일을 하고 있는데 지금까지는 택배일만 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니 노인이 일할 곳이 의외로 많다고 한다. 신체여건과 부합되는 일을 하는 것으로 용역사업과 판매사업까지 사업을 확장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이승희 이사장은 "좋은 여건만을 찾아서는 일을 할 수가 없다. 그런 여건에서는 누구나 일을 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경쟁만 높아질 뿐이다. 가장 어려운 지역을 찾아 어려운 일도 마다하지 않고 한다면 오히려 더 넓은 시장을 차지할 수 있다"라고 사업의 방향에 대해서 말한다. 보통 사람이 생각하기 어려운 지혜다.
올해부터는 다른 봉사활동도 겸하고 있다. 21명이 매일같이 지역을 돈다. 그러니 신고해야 할 일이 있으면 누구보다도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장점을 살려 지구대와 협약을 맺고 실버캅 활동도 하고 있다. 이렇게 하다보니 계속 재미있는 일들이 생긴다. 그래서 2018년부터는 인근에 있는 초등학교의 안전한 통학로 확보를 위한 봉사도 할 계획이다.
이승희 이사장은 "이익을 얻기 위한 욕심을 버리고, 내가 노력해서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찾다보니 이일을 시작하게 됐다. 내 노력으로 할 수 있는 봉사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고 있다. 이제는 일을 할 수 있는 장소가 잘 만들어져있고 환경도 만들어졌으니 언제든지 동참하고 싶은 분들은 이곳을 찾아 같이 일을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