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노원구에서는 낯설지 않은 이야기다. 아프리카의 속담이라고 하는데 아프리카 속담인지 김성환 구청장님의 이야긴지 헷갈릴 정도다. 늘 들어온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런 연장선에서 노원은 ‘마을이 학교다’도 진행, 혁신교육지구로서 그 범위를 확대했다. 그런데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소리치며, 우리 아이들을 위해 진짜로 온 마을이 모이는 ‘지역 공동체 수비대’가 나타나 화제다.
아동학대에 관한 이야기가 매스컴을 떠들썩하게 달구고 있다. 처음 이 모임을 제안한 천석봉 월계1동장은 “월계동에 어린이집이 22개입니다. 아동학대가 문제가 되고 있는 시점이라 우리 아이들을 건강하게 지켜내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어린이집이 가장 먼저 아동학대를 발견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어린이집 원장님들께 이런 모임을 하는 것에 대해 제안하자 무척 좋아하시면서 적극적으로 응해주셨다”고 한다. 어린이집 원장님들이 적극적인 호응이 있어 이후 아동학대에 대한 예방과 신속한 대응을 위한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해 관계기관들과 연결, 처음으로 지난 22일 주민센터에서 지역사회의 유관기관이 모이는 ‘영유아가 행복한 우리동네 월계1동’ 간담회를 가졌다. 지역기관끼리라 MOU를 체결하기 보다는 모임의 형태를 가지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성과는 그야말로 대박. 노원경찰서 월계지구대장, 노원소방서 월계 119 안전센터장, 지역 어린이집 원장 16명, 월계1동 주민자치위원장 등 19명이 참석했고, 여전히 사회문제로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관계기관의 역할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그 결과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유기적 연락망을 만들기로 했다. 지역 어린이집과 월계지구대, 월계 119 안전센터 등을 기반으로 하는 네트워크를 통해 아동학대를 최대한 예방하고 불미스런 일이 생겼을 시에는 신속하게 대응, 관리하기로 한 것이다.
이런 지역 네트워크를 일상 속에서 강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밴드 모임방’을 개설해 언제든지 응급상황이나 위기 사항이 발생했을 때나 의견 교환이 필요할 때 협력하기로 했다. 모임방에는 모두 가입해서 올라온 내용을 공유하고 있다.
또 아동학대에 대한 대처 매뉴얼도 자체적으로 제작해서 평상시와 징후 발견시, 무단 결석 및 퇴원 아동 발생 시 등 각각의 상황별에 대한 대응 방안을 상호 공유하기도 했다.
이 모임은 단지 아동학대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돕는 일에도 앞장서기로 했다. 아이들이 소방차와 순찰차를 특히 좋아하고 체험하고 싶어한다는 점에 착안, 지역 어린이 집을 돌면서 아이들이 직접 차에 타보기도 하고, 만저보기도 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또, 농협의 지점장의 협조을 얻어 농협에서 경제체험활동도 할 수 있도록 해 아이들이 지역안에서 보호받고, 체험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지역 안전망을 형성하고 있다.
서로 바쁘게 살아가고 있어 자주 모이기는 힘들지만 이 모임을 분기별로 정례화해 관계기관의 충실한 역할을 도모할 것이다.
천석봉 동장은 “기관이 다르다보니 원칙만을 내세워 일을 처리하게 될 때가 있는데 그 경계를 허물고 주민을 위한 일에 한 마음으로 나서게 된 것이 가장 보람된 부분이다”며 “앞으로도 꾸준한 활동으로 안심하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마을 만들기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