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 축적 정도 비교: △DPP-4 억제제를 복용한 당뇨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복용하지 않은 당뇨 알츠하이머병 환자에 비해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 축적 정도가 경미했다 (초록색 부분). △DPP-4 억제제를 복용한 당뇨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당뇨가 없는 알츠하이머병 환자에 비해서도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 축적 정도가 경미했다 (초록색 부분).[사진=상계백병원 제공]
\알츠하이머병에서 진행을 늦출 수 있는 경구용 당뇨약제가 확인되었다. 현재 당뇨병 치료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DPP-4 억제제가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의 축적과 인지기능 저하를 막을 수 있는 가능성이 확인되어 이번 연구결과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지 기대된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정승호 교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이필휴 교수 연구팀은 뇌 아밀로이드 PET 영상 검사를 통해 아밀로이드 침착이 확인된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경구용 혈당강하제인 DPP-4 억제제를 복용한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아밀로이드 축적이 상대적으로 경미하고, 추적관찰에서도 인지기능의 악화가 더딘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임상 신경학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 '신경학(Neurology, IF 9.901'의 9월 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알츠하이머병은 가장 흔한 퇴행성 뇌 질환으로, 뇌에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축적되는 것을 시작으로 인지기능 저하가 점차 진행하여 결국 치매로 이르게 되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2015년 31만 5967명에서 2019년 49만 5117명으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조건부승인을 받은 아두카누맙(aducanumab)을 포함하여 아밀로이드베타 표적 항체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각광받고 있지만 아직 효과에 대한 검증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각 그룹별 시간에 따른 인지 점수 변화량 비교: △DPP-4 억제제를 복용한 당뇨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복용하지 않은 당뇨 알츠하이머병 환자에 비해 인지점수의 저하 속도가 경미했다.[자료제공=상계백병원]
연구팀은 신촌 및 강남세브란스병원 알츠하이머병 환자 282명에 대해 알츠하이머병 진단 시 DPP-4 억제제 복용여부로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의 축적 정도를 아밀로이드 PET 영상을 정량 분석하여 비교하였다. 또한, 간이 정신 상태 평가 (Mini-Mental State Exam)을 이용하여 1년 이상의 간격으로 2회 이상 시행한 108명의 당뇨병이 동반된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에서 DPP-4 억제제 복용과 시간에 따른 인지점수 저하 속도와의 연관성에 대해 분석하였다.
정승호 교수(상계백병원 신경과) "단면 분석에서 DPP-4 억제제 복용군이 미복용군 뿐만 아니라 당뇨가 없는 알츠하이머병 환자보다도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 축적 정도가 경미했다. 종단분석에서도 DPP-4 억제제 복용군이 미복용 알츠하이머병 환자에 비해 예후가 좋다는 것을 확인했다. DPP-4 억제제를 복용한 당뇨 알츠하이머병 환자군에서는 매년 인지점수의 악화속도가 0.87로 확인되었고, DPP-4 억제제를 복용하지 않은 당뇨 알츠하이머병 환자군에서는 매년 인지점수가 1.65 감소하여 DPP-4 억제제를 복용한 환자군에서 매년 인지점수의 감소가 0.77 정도 천천히 진행되었다. 이는 DPP-4 억제제가 알츠하이머병에서 예방뿐 아니라 신경 보호 효과를 가지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결과이다"고 하였다.
이필휴 교수(세브란스병원 신경과)는 "당뇨환자에서 이미 사용되고 있는 약제가 치매 진행 예방에 효과가 있다면 경제적으로 상당한 파급효과가 있다. 고령화 사회로 진행됨에 따라 치매의 유병률이 급격하게 증가되고 있는데 이번 연구가 새로운 치매치료제 개발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경충 기자 nnews2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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