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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영 법무사의 법원경매 비망록(備忘錄) [5회]
제2화 복부인들 무릎 굻고 울다 (2)
등록날짜 [ 2021년02월25일 10시57분 ]
[유치권의 존재를 모르고 사서 손해를 본 사례]

드디어 법원에서 돈을 내라는 대금납부기일지정통지서가 날아왔다.  대금납부기일은 3주 뒤였다. (당시에는 대금납부기일이 정해져 있었다)
세 여인네들은 회합을 가졌다.
"야.  잔금은 각자 4억 5,000만 원씩 마련해와."
"그렇지. 그런데 K여사.  지난번에 어디 금고에서 일부 빌릴 수 있다고 했잖아."
"응 그랬지.  현금이 없으면 그래도 돼.  담보는 경매로 산 것을 넣고 이전 즉시 설정하면 된다고 하더라고."
"얼마나 빌려준데?"
"지난번 등기부를 보여주었더니 그만하면 최고로 10억 원 정도는 된다고 하던데." (당시에는 그런대로 대출한도가 헐거웠다)
"그래! 그러면 우리 9억 원만 빌리자고.  그러면 나머지 1억 5,000만 원씩만 마련하면 되잖아."
"그것도 괜찮지."
세 복부인들은 금고에서 9억 원을 빌리기로 했다. 담당과장에게 등기부를 보여주면서 경락받았는데, 대금납부기일이 3주일 뒤여서 그때까지 9억 원을 대출할 수 있겠느냐고 물으니 자기네가 한번 경매기록을 검토해보고 이상이 없으면 그리하겠다고 했다. 세 복부인들은 또 한 번 쾌재를 불렀다.
"애들아! 일이 잘 된다.요즈음 대출을 규제한다는 데 선뜻 대출해준다니 말이야."
"그거야 다 K여사 빽이야."
"내 빽은, 우리 남편회사 거래처라서 그런 것 같아."
"자! 우리 오늘도 한 잔 하자고."
"좋아! 또 한 번의 축배를 들자고!"
이튿날 어제의 숙취로 늦잠을 자고 있는 K여사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아, 여보세요.  아! 네. 과장님. 어쩐 일이세요?"
"K여사님.  어제 말씀드린 돈 대출이 안 되겠네요."
"왜요? 시가가 20억 원이 넘는다는데요."
"시가가 문제가 아니라 법원에 가서 경매기록을 보니 건설유치권이 12억 원이 들어와 있어요."
"예? 건설유치권이 뭔데요?"
"K여사님.  기록을 안 보신 모양이지요?"
"기록이요? 그걸 봐야 되나요? 신문에 다 났는데요."
"그 건물을 살 경우 K여사님이 물어주어야 될 돈이 12억 원이 있습니다.  그래서 담보가치가 없어요."
"무슨 말씀인지 통 모르겠어요."
"아뭏든 대출은 안 됩니다.  죄송합니다."
K여사는 꿈속인 것만 같았다.
꿈속에서 제일 윗층 뷔페에서 축하연을 하였는데 이것이 무슨 뚱딴지같은 소린가? 대출은 안 해줘도 달리 구할 방도는 있겠는데, 그것을 사면 물어줘야 할 돈이 12억 원이라니. 건설유치권이란 그 건물을 지은 건설업자가 건물 주인한테 건축비를 못 받았을 때 행하는 권리로, 경매가 되어도 그 건물을 경매에서 산 사람이 물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하늘이 노래졌다.
세 복부인들은 긴급회동을 갖고 법률사무실로 찾아가 자초지종을 애기했다.  세 복부인은 서로 멍하니 쳐다보았다.
"어떻게 해볼 수는 없어요? 법무사님!"
"예.  늦었습니다.  이미 항고기간이 지났고, 항고해도 소용이 없겠지만 천상 보증금을 포기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예? 1억 5,000만 원을 포기하라고요?"
그렇다면 15억 원 말고 12억 원을 더 준다면 자그만치 27억이 아닌가? 시세 20억짜리를 27억에 사게 되는 셈이 아닌가? 뭔가 잘못되어도 단단히 잘못된 것 같았다.
세 복부인들은 금방 이해가 되지 않아서 K여사 남편이 다니는 회사의 고문 법률사무실에 가서 또 물어보기로 하였다. 그러나 결과는 금고과장 이야기가 맞았다.
사무장이 법원경매계에 갔다 오더니 금고과장과 똑같은 애기를 했다.
잘못 샀다는 것이다. 세 복부인들은 그 길로 법원경매계로 달려가서 경매계장에게 애걸복걸 해댔고, 고문법률사무실에서 K여사의 남편에게 연락을 해 가족들이 뒤이어 경매계를 들이닥쳐 복부인들을 끌어내는 촌극을 벌였던 것이다.
 (내용관련 문의 seng3030@hanmail.net )
다음 제6회에서는 <제3화 수주대토>가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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