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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동역 민자 역사 정상화 현대산업에 달려있다
등록날짜 [ 2019년03월25일 15시50분 ]



- 회생법원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산업개발 선정

- 계약자 총협, 인수가 500억 원 받아들일 수 없다

- 도봉구, 현대산업개발 인수 의지 있는지 의문 들어

 

도봉구 창동역에 건설 중이던 창동역 민자 역사가 7년간의 표류 끝에 20일 도봉구민회관에서 채권자들을 대상으로 관계인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정상화 일정에 들어갔다. 이날 설명회는 기존 계약자들의 채권이 법적으로 공익채권으로 인정받은 후 인수자인 현대산업개발(HDC)과 처음 마주하는 자리였다.

지난 2년간 회생절차 진행상황과 성과, 향후 일정 등을 공유하고 채권자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였다. 그러나 채권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창동민자역사 계약자 총협의회 최덕선 총무는 "이미 계약자들이 모두 알고 있는 사항일 뿐이며 새로운 것이 없어 채권자 일부만 참석하는데 그쳤다"고 말했다.

계약자들의 이러한 반응은 창동민자역사 현대산업개발의 인수가가 500억 원으로 턱 없이 낮아 건설비용은 차치하고 공익채권으로 인정된 채권금액의 55%에 불과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공익채권은 회사의 정리절차나 재산관리를 위해 쓴 비용에 대한 청구권을 말한다. 공익채권은 회생절차와 관련 없이 변제를 받을 수 있고 일반회생채권보다 우선하여 변제를 받을 수 있다.

총협의회에 따르면 현재 창동민자역사의 분양 피해자(채권자)는 약 990명에 이르고 창동민자역사는 이들에 대해 약 900억 원의 채무를 지고 있다. 채무 대부분은 분양 계약에 따른 계약금이나 중도금이다.

도봉구청 역시 현대산업개발 의도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현대산업개발이 노원구 월계동 광운대역 역세권 개발과 관련해 사업주체가 같은 코레일의 요구에 억지로 참여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매우 불쾌한 일"이라며 "도봉구 역할이 지금은 없으나 채권자들과 원만한 해결이 이루어지면 용적률 완화 등 행정적으로 최선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창동민자역사는 코레일(지분 31.25%)과 서초엔터프라이즈(지분 67.29%)등이 2001년 설립한 창동민자역사개발 법인으로 노후한 창동 역사를 현대화해 연면적 지하 2, 지상 10층 규모의 복합쇼핑몰로 만들 목적으로 시작됐다.

공기업인 코레일이 공동출자하고, 효성 같은 대기업이 책임준공을 약속하여 1000명에 달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분양 계약을 했다. 2009년까지 79% 분양률을 기록하고 분양보증금 760억원을 유치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2004년 건축허가를 받았고 2007년 효성을 시공사로 선정해 본격적으로 공사가 시작됐다.

그러나 창동민자역사 임직원의 배임횡령 혐의가 불거지면서 사업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201011월 창동민자역사는 공정률 27.6%(지상 5층 높이)인 상태에서 사업주관사 부도로 공사가 돌연 중단됐다. 현재 책임준공을 약속했던 시공사인 효성이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어 접근이 불가능한 상태다.

이에 1000명 계약자들은 계약자 총협의회(750)의 단체를 만들어 코레일과 효성에 책임을 묻고 서울시와 도봉구청에 협조를 구하며 공사 재개를 위해 노력했지만 특별한 성과 없이 7년을 표류했다.

계약자들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2020년 착공예정인 GTX 창동역과 서울 아레나 개발 등의 호재를 기대하며 묵묵히 견뎌왔다.

7년째 방치되던 창동민자역사는 2017년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1000여명의 계약자들 중 다른 계약자들의 동의를 받지 않은 5명의 채권자들이 201712월 회생 신청서를 단독으로 제출하면서 시작됐다.

창동민자역사 계약자들은 순식간에 채권자로 전락했음에 분통을 터뜨리며 항의해봤지만 엎질러진 물이었다. 서울회생법원은 기존 대표이사가 아닌 제3자로 법정관리인 이현태 씨를 선임했다. 이어 20187월 현대산업개발이 법원에 제출한 조건부 투자계약을 허가했다. 아시아디벨로퍼-부국증권 컨소시엄, 제이에스 아이랜드, 도시표준 연구소 등과 4파전을 벌인 끝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현대산업개발은 선정 6개월여 만에 창동민자역사 인수를 확정했다.

인수가는 턱없이 낮은 500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입찰에 참여한 다른 컨소시엄 업체의 인수 제안 금액은 건설비용을 별도로 하고도 최하 800억 원에서 최고 1100억 원으로 알려졌다.

사실 창동민자역사의 인가 전 M&A'용적률 완화' 등 사업재개를 위한 제반 절차 마련이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돼 중단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러한 시장의 분위기를 감안하면, HDC현대산업개발의 인수 결정은 회사 차원의 영리 추구 외에도 지역 흉물로 자리 잡은 민자 역사 재생사업에 직접 총대를 메겠다는 의지로도 풀이된다.

하지만 현대산업개발이 제시한 인수가 500억 원 수준은 공익채권으로 인정된 채권금액의 55% 정도 밖에 되지 않아 본 계약을 체결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제 관건은 HDC현대산업개발 인수를 반대하는 수분양자들(계약자총협의회)이라며 이들이 변제율에 동의하지 않으면 회생계획안이 통과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계약자총협의회는 부제소합의서 작성 등을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 창동역 일대의 대대적인 개발로 인한 공시지가 상승, 10년 동안 힘들게 기다려온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에서 100% 공익채권만 보전해준다면 지체보상금이나 기타 청구를 하지 않고 원활하게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계약자 총협의회 최덕선 총무는 "현대산업개발이 인근 광운대역세권 사업에는 27천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하면서 창동역 민자역사 사업에는 50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계약자 총협의회 요구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난항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난제가 산적해 있지만 전문가들은 창동민자역사의 사업 전망에 대해선 긍정적이다. 일단 건축허가 및 변경권을 가진 서울시와 도봉구청이 창동민자역사의 공사재개에 적극적이다. 이에 더해 서울시는 지하철 14호선 환승역인 창동역 일대에 2조원을 들여 창업 및 문화산업 단지와 한국고속철도(KTX)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노선이 지나가는 복합환승센터를 조성한다. 창동역 인근 아파트단지에만 8000세대가 거주하는 등 유동 인구도 많다.

뿐만 아니라 문화공연 콘텐츠의 중심지로 거듭나며 강북 균형개발과 도시재생사업의 최대 수혜지로 떠오르고 있다. 창동과 노원구 상계동은 서울시의 󰡐2030 서울플랜󰡑에 따라 수도권 동북부의 일자리문화 중심지로 육성되는 지역이다.

그동안 창동의 최대 약점으로 꼽혀온 교통 환경도 개선되고 있다. 서울시가 최근 밝힌 2차 서울시 도시철도망구축계획에 따르면 지하철 4호선 급행화를 통해 창동 교통 환경이 개선될 예정이다. 창동교와 상계교를 잇는 노원구 동부간선도로 지하차도 건설사업과 중랑천으로 단절된 창동역과 노원역을 연결하는 중랑천 상부 연계교량 건설사업도 2023년 말까지 추진된다.

창동역 민자역사 사업은 국유재산이자 공공인프라인 철도역을 개발해 낡은 상권을 살린다는 목적으로 1986년 시작됐다. 민간 기업은 민자 역사 건립비용을 부담하는 한편 한국철도시설공단에 사용요금(점용료)을 지불하는 대신 상가임대료를 받아 이익을 내고 30년 뒤 반환하는 구조다.

이경충 기자 nnews2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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