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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히 해야 할 말이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할 말이 너무 많으면 말문이 막힙니다. 무슨 말을 해야할 지 명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글을 쓰거나 강연을 하기 전에는 무엇이든 읽으면서, 어디든 걸으면서, 쉬면서, 잠들기 전에, 일어난 후 떠오르는 것들을 메모장에 막(이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부려 둡니다.
그리고는 마감이나 강연 일정을 며칠 남겨두고 그것들을 주욱 훑어보곤 하지요.
그 생각의 가지들이 어떤 줄기에서 나오는지, 그 줄기들은 어떤 나무 둥치에서 나오는지 알 때까지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아, 나는 이번에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구나'라는 결론을 갖기까지 많은 시간을 보낸다는 겁니다.
저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만의 생각 나무를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나무는 한 그루 일 수도 있고, 더 많을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 나무들은 실체가 명확하지 않아서 흐린 화면의 초점을 맞추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방법으로 저는 메모를 하고, 훑어보며 정리하는 것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그 결과 "국어"에 관한 제 생각 나무를 발견 했습니다.
그 둥치에는 "왜?"가 있습니다. 왜 이 글을 쓰는가를 말씀드리는 것이 아니라, 많은 것에 의문을 가지는 태도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는 말입니다.
우리의 생각 나무들은 호기심이 많은 어린 시절에 잘 자라다가 어느 순간 성장을 멈춥니다. 질문이 줄어들고 궁금해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이상의 의문은 정말로 필요한 걸까요? "왜?" 사람들은 글을 써 왔을까, "왜?" 사람들은 글을 읽고, 읽어야 하는가, 나는 왜 공부해야 하는가. 등등 의문을 가지고 답을 찾다보면 따라쟁이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누군가의 아류로 살아가고 싶지 않다면, 자신의 생각 나무를 키워야만 합니다.
그 동안의 경험으로 알게 되었거나, 많이들 궁금해 하시는 내용을 주제로 지면, 강연, 이메일등 여러 방식으로 소통하며 만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 제 생각 나무도 더 자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 가리온 추천 도서 #01
▶ 지지 않는다는 말 - 김연수
▶ 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 - 레프 톨스토이
가리온 원장은
■ 국문학/ 심리학 전공
■ 대원외고 출강
■ 가리온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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